해외서 의약품 대란 일자 대증 치료에 쓰이는 제품 수요 늘어
잇단 러브콜..."올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수출 증가 기대"
   
▲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짙어지자 국내 일부 제약사는 확진 환자 치료에 쓰이는 마취제, 항생제 등 관련 의약품 수출에 한창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싱가포르에 항생제 '아지탑스 주사'를 긴급 수출했다. 아지탑스 주사는 폐렴, 골반감염증 등에 사용하는 아지트로마이신 성분의 항생제로 코로나19가 유발한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쓰인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룩셈부르크에 항생제 '싸이신 주사'를 긴급의약품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이 주사는 흡기·위장관·​요로·신장에 사용하는 퀴놀론계 항생제다. 해당 수출 건은 룩셈부르크 보건 당국과 주한 룩셈부르크 대표부 요청으로 이뤄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해당 국가에서 의료체계 가동 및 환자 치료를 위해 의약품 조달에 나선 것이다"며 "일반적인 수출과 달리 의료 체계 안정을 위한 필수의약품 유지를 위한 것이라 물량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4~5월에 걸쳐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싱가포르에 진정제인 '포폴주사(성분명 프로포폴)'을 긴급수출했다. 오는 9월에는 일본 수출도 앞둔 상황이다. 프로포폴은 정맥을 통해 투여되는 전신 마취제로, 수술 전 마취나 호흡 곤란 중증 환자의 진정 효과를 위한 제품이다. 해당 주사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시 호흡곤란으로 발생하는 통증 등을 처치할 때 쓰인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타 국가와도 수출 협의 중에 있다"며 "올해 포폴주사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원제약도 프로포폴 주사인 '프리폴MCT주'를 룩셈부르쿠와 스웨덴에 긴급 수출했다. 지난달 4일 스웨덴 의약청이 프리폴MCT주 특별사용허가를 승인하면서 대원제약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6월 중순 2차례에 걸쳐 제품을 공급한다. 

휴온스도 룩셈부르크, 벨기에, 칠레 등 국가에 향정신성 마취제 '케타민염산염주사', 심부전증 단기 치료에 쓰이는 '도부타민염산염주사', 최면 진정제 '미다졸람주사'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주사제들 모두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이렇듯 긴급 수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취제나 진정제로 통증을 경감시키고 항생제를 투여해 염증을 개선하는 보존적 치료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의료 체계 붕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필수의약품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를 위해 코로나19 환자의 보존적 치료(대증요법)에 쓰이는 항생제와 마취제와 같은 의약품들이 긴급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약품 수출액은 올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7대 유망 상품군 수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의약품의 전체 수출액은 76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 수출액 대비 8%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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