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청와대 등서 건설 반대 시위…"공론화 멈춰라"
최대 2022년 3월 포화…"상반기내 착공 들어가야"
   
▲ 5월19일 경북 경주시 경주역 앞에서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원회'가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월성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맥스터) 포화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증설이 늦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탈핵시민행동,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 등은 지난 11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맥스터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울산 북구에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추가건설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유권자 17만5138명 중 5만479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4만7829명(94.8%)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부산, 전남 영광, 전국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 종교계 등에서 자원봉사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이라는 이름으로 경주시민 150명을 선정, 건설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150명의 시민참여단이 5만 명의 직접적인 주민투표 결과를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검토위는 전국공론화 549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했지만, 울산·부산·경북·전남 등 5개 핵발전소 지역민 비중은 17%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투표 결과를 수용,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측은 지난달에도 경주역 광장 인근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으며, 관련 캠페인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고리 1호기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사진=연합뉴스


반면 탈원전 반대 단체들은 증설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맥스터를 적기에 짓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월성 2~4호기도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월성원자력본부의 건식저장시설은 97.56% 차있는 상태로, 내년 말~2022년 초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맥스터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필수 관계시설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4년간의 검증을 마쳤다"면서 "사용후핵연료를 핵폭탄과 동일시하는 선동으로 지역민간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화시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올 상반기 내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맥스터의 경우 인·허가 절차 및 공사기간 등을 포함하면 19개월 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월성본부에서 1992년부터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했으며, 방출하는 방사선 선량(0.025mSv)도 일반인의 연간 허용량(1mSv) 및 엑스레이 촬영(0.1mSv) 보다 점도 언급됐다. 같은 시설을 추가하는 것 뿐인데 주민들이 해를 입는다는 논리의 토대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저장시설 증설도 반대에 부딪히는데 영구저장시설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재검토위가 의견을 모으고 있으나, 찬반 양측 모두 공론화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