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차 길이 늘인 준대형 세단 인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앞다퉈 롱보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고급차 시장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가 최대시장 중국의 공략을 본격화를 위해 특화모델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로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제네시스는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셔왔다. 이에 새롭게 등장하는 'G80'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며 기존 차량을 늘린 롱보디 버전을 구상하고 있다. 제네시스 현지전략 차종은 'G80L'이다.

   
▲ 제네시스 더 올 뉴 G80. /사진=미디어펜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의 중국 현지 특화형 모델로 차 길이를 약 150㎜ 연장한 'G80L'이 검토되고 있다. 검토 중인 G80L은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길이)를 140~150㎜ 늘인 '스트레치' 버전이다.

밑그림이 된 3세대 G80은 차 길이만 4995㎜다. 이 기본모델에서 차 길이를 늘인 L버전은 상위 차종 G90(길이 5205㎜)의 길이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상적인 차체 길이로 보일 수 있지만 이같은 차종은 중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효자품목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이른바 독일 프리미엄 3사 역시 준대형 세단의 길이를 늘린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고 높은 판매고를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 

벤츠와 BMW는 각각 E-클래스와 5시리즈에 L버전을 추가했고, 아우디 역시 A6를 바탕으로 한 A6L이 있다.

모두 중국 현지전략형 모델로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는 인기가 없고 판매가 되지 않는 모델이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에만 판매되도 큰 실적을 올리기 때문에 이같은 모델이 현지전략형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다. 

당초 G80L 개발과 관련해 현대차 내부에서도 당위성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

벤츠와 BMW 등은 중국 특화형 롱보디 모델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대표적으로 벤츠 E클래스L 역시 '베이징벤츠'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

반면 제네시스는 100% 국내 생산이다. 가지치기 모델을 추가할 경우 생산 효율성과 생산 비용 등이 증가한다.

'현지생산 현지판매'를 추진 중인 경쟁사와 달리 '한국생산 중국판매'의 경우 생산원가(인건비)와 운송비, 세금 등의 문제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제네시스 라인업이 고급차 특성상 생산대수에 한계가 있는 만큼 모델추가가 무조건 득이 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데뷔 초기 '손익분기점'을 멀리 내다보며 현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에 새롭게 공략에 들어가는 G80L 역시 단기적인 이익보다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을 목표로 기존과 같은 생산방식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네시스의 도전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전체 브랜드 가치 상승을 끌어내는 이른바 '이미지 리더'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에 각각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브랜드 론칭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전략을 검토 중인 가운데 구체적인 현지 특화모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전략형 모델의 경우 대부분 현지공장에서 생산되지만 고급브랜드 특성상 제품의 품질과 상징성 때문에라도 국내생산을 하는 것이 맞다"며 "상징성이 강한 모델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 전환측면에서도 필요한 시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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