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업계 평균 하락폭 대비 양호
신차효과·마케팅 전략…시장 점유율·판매마진 증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절대적인 판매치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신차가 많아 판매 인센티브 역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자동차 펠리세이드 미국버전. /사진=현대차


6일 현대·기아차 미국법인과 워즈오토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6월 미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5만1564대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16% 감소한 4만7870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통합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미국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무려 27%가 감소한 것과 비교해 양호한 실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가 줄었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인 판매 하락폭이 더 컸다. 이에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 통합 점유율은 8.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것은 물론 23개월 연속 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접전지 미국에서 이처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곳은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면 일본 혼다와 미국 테슬라, 독일 폭스바겐 정도가 전부다. 

일본 토요타는 점유율이 정체됐고 GM과 포드, 아우디, BMW는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 닛산의 미국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나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런 선방은 신차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미국 판매 제품군을 세단 중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옮겨 놨고 동시에 주요 SUV 신차가 시장에 투입되면서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 밖에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모델 연식이 유리한 만큼, 판매 인센티브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미국시장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딜러점의 재고분이 쌓이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 평균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4090달러에 달했다. 기아차 인센티브 역시 이보다 적은 3779달러, 신차가 많은 현대차는 오히려 2509달러 수준을 지키며 선방했다.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기아차의 텔루라이드다. 두 차종모두 국내기준으로 따지면 대형SUV이지만 미국에서는 중형SUV로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도 호평이 이어지며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대기수요가 많아 웃돈을 줘야 출고가 가능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기아자동차 현지 특화모델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차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신차효과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월에 기아차 3세대 K5(현지명:옵티마)가 현지에 선보이고, 10월에는 쏘렌토가 론칭한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준중형 SUV 투싼 역시 이르면 올 하반기 미국 현지에 공개되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이같은 신차효과를 이어가며 미국시장에서 코로나19와 맞아떨어지는 현대차의 어슈어런스 프로모션과 같은 마케팅전략을 통해 차근차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해나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기아차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지난달 멕시코산 부품 수급 차질로 원활한 생산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하반기 신차가 투입되면 점유율 상승세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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