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봇물 예고…국내 마이너 3사도 신차 출격
세 인하 해택 축소, 신차효과 시너지 기대 감소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하반기부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율 변경으로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실적을 지탱해 왔던 내수 판매에 타격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졌다. 

더욱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하반기에 다양한 신차출시를 예고한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혜택 축소로 신차효과 시너지효과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들어가며 신차봇물 포문을 연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사진=미디어펜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출고되는 자동차부터 개소세율 3.5%가 적용된다. 기본 개소세율인 5%에 비하면 30% 감면된 수준이지만,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기본 세율 대비 70% 감면된 1.5%의 개소세율을 적용(최대 100만원 한도)받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출고가 3000만원짜리 차를 기준으로 하면 정상 세율(5%)을 적용할 경우 150만원인 개소세가 3~6월 50만원으로 100만원 감면됐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105만원으로 55만원이 늘어난다.

3~6월 개소세 감면 제도가 최고 100만원의 감면액 한도가 있었던 것에 비해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감면 제도는 최고액 한도가 없지만 주로 1000만원대 중반에서 5000만원대 후반에 걸쳐 있는 국산차는 대체적으로 구매 조건이 불리해진다.

개소세에 연동되는 교육세(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개소세·교육세 합산액의 10%)까지 감안하면 2~4월과 하반기 감면액은 최대 8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개소세율 상향 조정에 따라 당분간 국산차 내수 판매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발생한 수십만원의 가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6월 영업 과정에서 당월 출고분은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졌지만 7월 출고분은 계약을 보류하는 상황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그나마 개소세 인하 효과에 힘입은 내수 판매 확대로 만회했던 완성차업계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완성차업체들은 개소세 인하율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차종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바로 개소세율 1.5% 시절에 존재하지 않았던,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들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신차들은 이전에 개소세 1.5%의 조건으로 판매된 전례가 없고, 하반기 개소세율인 3.5%가 최선(내년 이후에는 기본 세율 5%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으니)인 만큼 신차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상반기 마지막 날인 30일 온라인 공개를 통해 데뷔하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투싼 풀체인지(완전변경), 코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V70 완전 신차와 G70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내놓는다.

기아차 역시 카니발·스포티지 풀체인지 모델과 스토닉·스팅어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하반기 신차로 준비해 놓고 있다.

이미 디자인이 사전 공개된 싼타페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풀체인지급의 외양 변화와 실내공간 확장, 각종 첨단 안전·편의사양 적용으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중형 SUV 투싼은 4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오랜 기간 이 차급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신차가 없었던 만큼, 상품성만 인정받는다면 상당한 수준의 대기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준중형 SUV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된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 르노삼성자동차의 새로운 기대주가 될 르노 전기차 조에. /사진=르노


코나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개선된 디자인과 상품성을 앞세워 한층 확대된 소형 SUV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올해 초 선보인 GV80에 이어 두 번째 SUV 모델 GV70을 하반기 출시한다. GV80에 비해 부담 없는 사이즈와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국산 프리미엄 SUV 시장 확대에 나선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엔트리 차종인 G70도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합류한다. G90, G80에서 선보인 '두 줄 램프'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각광 받았던 구형의 인기를 새 디자인이 넘어설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기아차에서는 미니밴 시장의 최강자 카니발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내달 출시 예정이다. 구형보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실내 공간을 고급화하는 한편, 스마트 주차보조와 디지털키 등 고급 사양들을 추가해 고급 미니밴 수요를 싹쓸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스포티지 5세대 풀체인지 모델도 올해 하반기 기아차의 기대주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되는 소형 SUV 스토닉은 차급 구분이 애매한 셀토스와 얼마나 차별화하느냐에 따라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때 저조한 판매량으로 단종설까지 나왔던 스포츠 세단 스팅어도 얼굴을 바꾸고 재도약에 나선다.

중견 3사 중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유일하게 하반기 출시할 신차들을 남겨 놓고 있다. 2016년 첫 출시와 함께 쏘나타의 지위를 위협했던 중형 세단 SM6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나와 과거의 영광 재현을 노린다.

SM6는 이미 디자인적으로는 확실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외양 변경보다는 승차감이나 안전·편의사양 측면의 상품성 개선이 충분히 이뤄져야 쏘나타·K5와 같은 강자들과 맞설 여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오랜 기간 강자로 군림해온 '조에(ZOE)'도 르노삼성의 기대주다.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해 르노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조에는 지난해 풀체인지된 3세대 모델이다.

유럽에서 395km에 이르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정받은 조에는 그동안 짧은 주행거리와 모델 노후화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SM3 Z.E.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모델로 기대된다.

다만, 조에가 출시되는 시점에는 올해 배정된 전기차 보조금이 동날 가능성이 높아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이뤄지는 개소세 변동으로 기존 차종 판매는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 출시되는 신차들은 개소세 감면 축소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차 유무에 따른 완성차 업체간 희비도 크게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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