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시미아 발매 3개월만에 2위 올라
삭센다 독주체제에서 양강구도로
대웅제약 디에타민 3위로 밀려나
   
▲ 알보젠의 비만치료제 '큐시미아'./사진=알보젠코리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비만치료제 '큐시미아'가 시장 점유율 1위인 '삭센다'를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이 삭센다 독주 체제에서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뇌의 시상하부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을 보내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해주는 비만치료제다. 이 약품은 그간 부작용이 심한 향정신성의약품 일색이었던 비만치료제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삭센다는 2018년 3월 출시 이후 비만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삭센다는 시장에 나온 2018년 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68% 성장하면서 42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기폭제 역할도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17년 487억원에서 2018년 518억원으로 6.4% 늘었고, 2019년에는 84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3.7% 커졌다.

삭센다는 질풍가도를 달리는듯 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6% 감소한 59억원에 그치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매출이 반토막난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도 있겠지만 올해 1월 발매된 큐시미아의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큐시미아는 알보젠코리아가 지난 2017년 미국 비버스로부터 국내 판권을 확보한 비만약이다. 단기 식욕억제제 펜터민염산염과 신경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제다. 

알보젠코리아는 지난해 말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출시한지 3개월만에 43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하면서 국내 비만 치료약 시장에서 단숨에 2위로 올랐다. 기존 2위 자리를 지켰던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성분명 펜터민염산염)은 같은 기간 22억원을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다.

   
▲ 비만치료제 '삭센다'./사진=노보노디스크


국내 비만약 시장의 지각변동은 일동제약 '벨빅(에자이·로카세린)'의 시장 퇴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벨빅의 공백이 큐시미아와 삭센다로 대체된 것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벨빅은 2018년 원외 처방액만 9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식욕억제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로 꼽혔지만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의 발암 가능성 제기로 국내서도 판매중지 됐다. 

종근당과 알보젠코리아의 영업력도 빠른 시장 침투에 한몫했다. 종근당비만치료제 '제니칼'을 판매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시미아는 최근 대형 종합병원에서 신규약 등록 절차를 마치는 등 본격 처방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큐시미아는 가격경쟁력도 높다. 사용할 수록 용량을 늘려야하는 비만치료제 특성상 약값 부담이 생기기 마련인데 큐시미아의 경우 함량이 다른 4개 품목 모두 동일한 가격이다. 

제형 차이도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삭센다는 환자가 매일 일정량을 주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국내에선 자가 주사 방식 보다 경구 복용이 더욱 익숙하다"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큐시미아가 삭센다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