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아세안, 수입 중간재 조립·가공 후 전세계 공급책 역할 늘어
   
▲ 한국무역협회가 2일 발간한 보고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리의 대응'./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비중이 서서히 작아짐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중국 내수용과 제3국 재수출용 등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다변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보고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리의 대응'에 따르면 해외 중간재를 수입해 조립·가공한 후 전 세계로 최종재를 수출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간재 가공지로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1.8%에서 2018년 11.5%로 하락했다.

최종재 수요지를 아시아로 제한하더라도 중국에서 가공된 중간재 비중은 2013년 34.5%에서 2018년 34.2%로 다소 줄었다. 

그 사이 인도와 아세안의 역할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아세안에서 수입 중간재를 조립·가공해 만든 최종재를 전 세계로 공급하는 비중은 2015년 4.2%에서 2018년 4.5%로 상승했고 인도의 비중도 2015년 2.5%에서 2.9%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종재 수요지를 아시아로 보면 아세안의 비중은 2011년(11.1%), 인도는 2013년(7.9%)을 기점으로 증가해 2018년에는 아세안 12.4%, 인도 9%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의 중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통관 기준으로 2019년 77.4%(1054억 달러)에 달했다. 이를 다시 부가가치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2018년 중국에 수출한 중간재 중 현지 내수용으로 사용된 것이 78.1%로 제3국 재수출용(21.9%)보다 3.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저임금 가공무역 위주에서 내수 공략형 부품공급체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전기장비(25.2%), 화학(10.4%), 기초·가공금속(4.9%) 등 업종에서 수입 중간재를 내수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가치사슬(밸류 체인)에서 중국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축소되고는 있지만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단기간 내에 급격히 변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기존의 공급망은 유지하면서도 제3국으로의 재수출 공급망을 인도 및 아세안 등으로 다원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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