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약국으로 시작...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 앞세워 혼신
   
▲ 故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사진=한미약품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향년 80세로 2일 별세했다. 임 회장은 한국형 연구·개발(R&D)을 앞세워 기술수출 성과를 이루는 등 국내 제약산업의 잠재력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임 회장은 지난 1940년 3월 경기도 김포 태생으로 중앙대 의학대학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었다. 이후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해 48년간 일궜다. 

그는 사업 초기인 1990년대까지는 특허가 끝난 복제 의약품 제조·판매에 집중했지만, 몸집을 키우면서 신약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임 회장은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는 신념 아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198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글로벌 대형 제약업체인 로슈에 기술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뿐만 아니다. 국내 첫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2009년 출시)도 임 회장의 작품이다. 아모잘탄은 현재까지 회사 제품군 중 탑라인에 속한다.

2015년에는 7개의 신약을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국내서 바이오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한미약품은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속 투자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 10년 동안은 20%까지 투자 비용을 대폭 늘렸다. 최근 20년 동안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약 20조원에 달한다.

임 회장의 연구개발 투자 전략 의지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2016년 폐암 치료 혁신신약 '올무티닙'이 기술 반환 됐을 때도 "나를 믿고 연구개발에 더 매진해달라"며 "연구개발이 없는 제약사는 죽은 기업"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직원들을 보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임 회장은 대형 기술 수출 성과를 거둔 후 이듬해 전 임직원 약 2800명에게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90만주(당시 4.3%)를 무상 증여했다. 

임 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으며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빈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추후 알리고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예정이다. 유측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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