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카타르 LNG선 수주선서 국내 업체 위협…일본, 금융지원 등 단행
스마트십·전기추진선박·대체연료 선박 등 첨단 제품 앞세워 시장점유율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이 조선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보를 타진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달 50만CGT(12척)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발주량의 4분의 3을 독식하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은 14만CGT(8척), 일본은 3만CGT(1척)을 수주하면서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올해 한국이 1위를 기록한 것은 7월이 처음이지만, 모잠비크·러시아 등에서 LNG운반선 대량 발주가 예정됐다는 점을 들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중국이 16척을 먼저 수주하고, 러시아에서도 중국과의 각축전이 예상되는 등 LNG운반선 분야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NG를 -163℃의 극저온 탱크에 넣어 운반해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LNG운반선은 그간 사실상 국내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중국이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에 힘입은 저가수주와 에너지 수입계약을 비롯한 옵션을 제안하면서 기술력 부족을 극복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일본도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해운사에게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면, 해운사가 자국 조선사에게 선박을 발주하는 방식이다.

일본이 그간 한국 국책금융기관이 대우조선해양 등에게 금융지원을 일삼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꼬투리를 잡은 것도 이같은 조치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삼성중공업 스마트 셔틀탱커/사진=삼성중공업


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십·전기추진선박·대체연료선박을 비롯한 첨단 제품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말 고체산화물기반 연료전지 선박적용 실증센터를 구축했으며, 최근 현대미포조선이 최근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추진선 상용화를 위한 닻을 올렸다.

현대미포조선은 만에너지솔루션즈·로이드선급과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 이슈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연소시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지 않은 대체연료를 시장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선급 ABS와 업계 최초로 3D설계 선급인증 기반을 구축했다. 이는 종이 도면 없이 디지털 형태의 3D 모델 기반으로 설계 검증과 승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건조에 착수하는 LNG운반선부터 이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상용화에 성공한 미국 블룸에너지와 함께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도 추진, LNG선·셔틀탱커 등 주력 선종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도 한화디펜스와 리튬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공동연구 협약을 맺는 등 대체연료 선박 제작을 모색하고 있으며, 시제품이 제작되면 안전성 검증을 비롯한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세계 1위 디지털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손잡고 스마트 기술 연구에 나섰다. 이들은 스마트선박-스마트항만 통신 연계 테스트를 비롯한 5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코로나19로 인한 선사들의 투자심리 저하가 겹쳐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급감하는 등 업황이 좋지 않다"면서도 "국제유가가 회복되면서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추진되는 등 하반기에는 반등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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