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올해 상반기 1504억원 적자…이스타항공과 송사 전망
진에어, 1092억원 유증 단행…한진칼 통해 536억우너 조달
산업은행, LCC 지원금 3000억원 중 2500억원 지출…신규 3사 지원X
항공 전문가 "2~3개 항공사 조만간 시장서 퇴출 될 것"
   
▲ 국내 LCC 로고./사진=각 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항공업계가 경영난에 빠진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LCC) 업계가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파산 항공사가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각각 영업이익 1485억원·1151억원 등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여객 대신 화물 운송에 집중한 덕이라는 게 해당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대형항공사들이 호실적을 내는 사이 LCC 업계는 화물 운송 특성상 장거리 영업을 하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국내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 5일 연결제무재표 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274억원 대비 309% 늘었다고 공시했다. 1분기를 포함하면 상반기 총 영업손실 규모가 1504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제주항공의 손실 규모가 이 정도에서 그친 것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SPA) 해제와 관련해 "당사가 처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짊어지게 될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커지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은 경영 정상화 지원금 100억원과 SPA 보증금 119억5000만원 등 총 219억5000만원을 이스타항공에 대여·납입해둔 상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SPA 해제 책임을 물어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때 시가총액이 2000억원으로 평가받던 이 회사는 현재 자본 잠식률 400%를 넘는다. 항공기 리스료·체불 임금 등 부실 규모는 점차 늘어 1800억원대에 다다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자 한다. 하지만 회사가 사실상 파산 상태에 치닫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진에어 여객기./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는 지난 5일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에 처해 이사회를 열고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진에어 유상증자에 536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해 배정 물량 100%를 소화하게 됐다. 진에어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개발하는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항공업계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진에어의 유상증자가 대한항공처럼 흥행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티웨이항공 여객기./사진=티웨이항공

실제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 6월 5일 501억25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돌연 유상증자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청약률이 52.09%에 그친 탓이다. 티웨이항공 지분 58.32%를 보유한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은 25.61%이었다.

티웨이홀딩스가 자금 조달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항공 관련 업계에 대한 금융업계의 '업종 취급 제한'으로 인한 것이다. 다시 말해 금융시장이 항공업계에 대한 불신을 하고 있어 원활한 수혈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상증자가 무위로 돌아간 만큼 티웨이항공은 투자자 보상 절차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며, 필요 자금 조달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K 로고./사진=각 사 제공

힘겨운 날갯짓을 하는 것은 신규 LCC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산업은행은 LCC에 대한 지원금 3000억원을 편성해 2500억원을 지출했고 추가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기 지원업체로 자금 지원 대상을 한정해 플라이강원·에어로K·에어프레미아는 정부 구제금융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 전문가는 "이스타항공은 인수자를 찾아나선다지만 신뢰도는 낮다"고 말했다. 이어 "티웨이항공 유상증자는 모회사 예림당과 지주회사 티웨이홀딩스가 계열사 경영 개선·주가 상승 등에 확신이 없어 실패한 것"이라며 "이는 회사 존망에 있어 매우 중차대한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청과 강원도의회로부터 지원금을 타 연명하는 회사"라며 "2~3개 회사가 자연스럽게 항공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며, 이에 따라 항공업계 재편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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