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말까지 3.9조 원 투자 예정…전기차 전용 플랫폼 양산차 등 신차 출시 대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환경속에서도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미래산업 대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연구개발비 합산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며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래산업에 대비하며 현대차그룹의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뉴딜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20일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사업장에서 총 2조1469억원을 시설과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8938억원)보다 13.3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는 생산 설비 보완을 위해 한국에 1조원 넘게 집중투자 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이 멈춘 시기동안 제네시스 GV70 등의 신차 생산 준비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더욱이 상반기에만 싼타페와 아반떼를 비롯해 제네시스 G80풀체인지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설비뿐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도 늘렸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1조3277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지출액은 지난 2018년 1조460억원, 2019년 1조1525억원으로 3년 연속 늘리고 있다.

기아차도 올해 상반기에 8192억 원을 투자하며 전년 대비 연구개발비를 10%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를 넘어섰고,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합산 연구개발비는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악화했다.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가 겹치며 판매 대수는 약 51만대 줄었고, 매출과 영업익도 각각 7%, 29% 감소했다. 각 기업들은 긴축정책에 나서며 투자를 줄이고 보수적인 운영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투자 규모는 늘리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제공기업으로의 현대차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 자동차 제조기업인 현대차그룹을 모빌리티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시키기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함께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원천기술확보와 시장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지속할 전망이지만 투자 확대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차 전략 중 하나인 전기차의 전용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한 양산차를 출시하고 고성능 전기차 등까지 출시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UAM과 개인용 비행체(PAV)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 작업도 속도를 내는 만큼 투자액은 지속해서 늘려야 한다.

이에 현대차는 연말까지 3조958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3조6030억 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기아차도 올해 글로벌 사업장에서 총 1조6801억 원을 신제품 개발과 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불확실성이 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이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부터 미래 모빌리티인 UAM 등 미래 사업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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