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말까지 3.9조 투자 예정…2년 사이 40대 및 여성임원 대약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다음달 14일로 승진과 함께 경영일선에 나선지 2년을 맞이한다.

짧은 기간 동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는 미래산업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역대급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이에 걸맞게 인재영입에서도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기존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제품라인업도 내연기관 위주의 제품에서 전동화를 통한 친환경차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24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전무와 이사급에 각각 1명이 전부였던 여성임원이 올해 6월 기준 13명으로 증가했다. 여성임원이 없기로 유명했던 현대차로서는 과감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임원진의 연령대도 젊어지며 40대 인재 발탁도 늘어서 60명에 달했다. 전무급에서도 40대 인재발탁이 있었다. 김흥수(49) 상품전략사업부장, 설호지(44) 중국전략담당,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46)이 배치됐다.

최연소 임원인 장웅준(41) 상무는 자율주행 사업을 담당자로 발탁됐고 현대차가 앱티브와 만든 자율주행 합작회사 모셔널의 CSO(최고전략책임자)도 겸임하고 있다.

지성원(42) 크리에이티브웍스실장, 오재창(42) CorpDev팀장, 이동건(43) 연구개발경영기획실장 등도 40대 초반이다. 2년 전엔 40대 임원은 상무급 이하에 약 20명이 다였다. 임원 중 40대 비율이 약 14%로 2년 만에 2배가 됐다.

반면 부사장급 이상 임원은 33명으로 2년 전보다 9명(21%) 줄었다. 2년 전엔 부회장이 4명이었는데 지금은 윤여철 부회장 1명으로 줄었다.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명은 고문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 사장이 5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그중에 외국인이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더해 피터 슈라이어, 호세 무뇨스 사장까지 3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285명에서 468명으로 60% 넘게 증가했다. 

이 밖에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각 기업들이 긴축정책에 들어간 것과 달리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도 눈에 띄는 행보다. 

현대차는 생산 설비 보완을 위해 지난 1분기 한국에 1조원 넘게 집중투자 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이 멈춘 시기동안 제네시스 GV70 등의 신차 생산 준비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더욱이 상반기에만 싼타페와 아반떼를 비롯해 제네시스 G80풀체인지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설비뿐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도 늘렸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1조3277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지출액은 지난 2018년 1조460억원, 2019년 1조1525억원으로 3년 연속 늘리고 있다.

기아차도 올해 상반기에 8192억 원을 투자하며 전년 대비 연구개발비를 10%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를 넘어섰고,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합산 연구개발비는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도시를 구현해 놓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 PBV, Hub의 축소 모형물. /사진=현대차


각 기업들은 긴축정책에 나서며 투자를 줄이고 보수적인 운영방식을 선택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투자 규모는 늘리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제공기업으로의 현대차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 자동차 제조기업인 현대차그룹을 모빌리티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시키기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함께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원천기술확보와 시장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지속할 전망이지만 투자 확대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차 전략 중 하나인 전기차의 전용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한 양산차를 출시하고 고성능 전기차 등까지 출시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UAM과 개인용 비행체(PAV)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 작업도 속도를 내는 만큼 투자액은 지속해서 늘려야 한다.

이에 현대차는 연말까지 3조958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3조6030억 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기아차도 올해 글로벌 사업장에서 총 1조6801억 원을 신제품 개발과 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지난 2015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불확실성이 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이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그룹의 결정권자들의 연령도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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