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44위…2019년 말 전체 자산총액 9조2000억원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경제의 기둥이다. 건설업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의 성공 DNA장착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건설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호반건설(1)]30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오른 '종합 디벨로퍼'의 위상

   
▲ 호반그룹 사옥 전경./사진=호반건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설립 후 31년간 지속 성장해 온 호반건설은 재무건정성이 우수한 건설사로 꼽힌다. 불과 10년 전 201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62위였던 호반건설은 지난해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도 상위권(12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신용도와 재계서열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44위를 기록했다. 호반그룹의 2019년 말 전체 자산총액은 9조2000억원, 자기 자본은 6조2000억원, 매출액은 4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 한국신용평가 A등급(2020년),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8년 연속 AAA(최고 등급) 등 업계 최고의 신용도를 기록하고 있다. 

◆자본금 '1억'으로 시작한 주택사업…호반베르디움 출시 후 매출 1조원

1989년 자본금 1억으로 설립된 호반건설은 광주 삼각동 148가구의 임대주택을 시작으로 주택사업에 나섰다. 창업 당시 28세였던 김상열 회장은 IMF 경제위기 때 첫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부도 위기를 맞이한 시점에 시공능력과 탄탄한 재무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광주, 호남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임대주택 사업의 성공을 이어갔고, 여기에 힘입어 주택분양 사업에 진출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후 호반건설은 2000년대 이르러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02년 천안, 대전, 울산, 전주 등 전국에서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써 나갔고, 서서히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2005년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했다. 김상열은 호반건설 설립 이후 전국에 13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택사업에만 집중했다.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출시한 뒤 용인 등 수도권에서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특히 김 회장은 ‘호반 베르디움’ 브랜드로 대형건설사도 힘들다는 서울 재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와같은 주택사업으로 인해 호반건설은 2005년 시공능력평가 114위에서 14년 만인 2019년에 시공능력평가 10위가 됐다. 호반건설주택(13위), 호반건설산업(33위) 등 계열사의 평가액을 합하면 사실상 10위권 안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후반부터 도드라진 성장속도를 보였는데 2017년 9월에는 자산총액 7조 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호반건설, 호반산업, 호반프라퍼티는 2019년 연결합산기준으로 매출 3조1955억원, 영업이익 5119억 원이었다. 현금성자산도 1조9214억원이다. 


   
▲ 호반건설 CI./사진=호반건설


◆호반그룹, 새로운 CI·BI 선보이며 공급확대

호반그룹의 건설계열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새로운 CI와 리뉴얼한 고급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통합 CI(Corporate Identity)와 건설계열 주택브랜드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호반그룹의 새로운 CI는 호반의 심볼마크인 블록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블록형태 안에 있던 호반을 밖으로 꺼내 심플하게 바꿨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심볼마크의 그레이 블록은 호반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오렌지 블록은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호반의 로고에는 신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의 기반에 행복과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호반의 한결같은 마음을 표현했다. 

호반건설(호반그룹의 건설계열)의 브랜드인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BI도 리뉴얼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고객 눈높이에 부합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주상복합 단지에만 사용하던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했다. 기존 ‘호반써밋플레이스’는 지난 2010년 판교를 시작으로 광교신도시, 광명역세권, 하남 미사, 천안 불당, 시흥 배곧, 시흥 은계 등에서 모두 조기 분양 완료됐다. 이 단지들은 탁월한 입지, 주거 편의성 등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랜드마크 단지가 됐다.

‘호반써밋’ BI는 형태적으로는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대문자로 구성했다. 상징 컬러는 기존 골드컬러에서 로즈골드(Rose Gold)로 변경했고, 블랙과의 세련된 조합은 한 단계 격상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했다.

   
▲ 서서울 CC 코스./호반건설


◆리솜리조트에 이어 H1클럽, 서서울CC 인수 등 종합레저분야 사업 확대 

최근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건설회사에서 종합 디벨로퍼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M&A 성공으로 체계적인 사업다각화도 진행하면서 건설, 종합레저(리조트&골프), 쇼핑&유통, 미디어, 부동산 금융(벤처투자, 리츠)에 이르는 신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우량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타 건설사들과는 차별화된 전략도 보인다.

특히 호반그룹은 골프장, 리조트, 호텔 등 레저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스카이밸리CC, 하와이 와이켈레CC, 제주도 유일의 마리나센터를 갖춘 퍼시픽 리솜(구 퍼시픽랜드), 리솜호텔&리조트(구 리솜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초에는 H1클럽(구 덕평CC)과 서서울CC를 인수하며 국내 7곳, 해외 1곳의 리조트 및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호반건설은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의 지분도 확보했고, 서울신문의 지분을 인수해 3개 주주가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안면도 아일랜드 리솜을 시작으로 덕산 스플라스 리솜, 제천 힐링리조트인 포레스트 리솜, 제주 퍼시픽 리솜까지 운영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리솜리조트 인수 이후 객실 및 부대업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으며 최근 리뉴얼 오픈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해 왔다. 호반그룹은 나아가 단순 시설 개선을 넘어 문화와 경험콘텐츠, 서비스 강화를 통해 국내 테마형 고급 리조트를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호반그룹은 충남 태안 아일랜드 리솜(구.리솜오션캐슬)과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구. 리솜스파캐슬) 스테이타워를 리뉴얼 오픈했다. 오는 2021년 상반기에는 제천 포레스트 리솜 내 250실의 호텔형 객실 오픈도 앞두고 있다.

   
▲ 사진=호반건설


◆시장 변화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 설립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 사업인 엑셀러레이터을 설립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2월 엑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이하 플랜에이치)’를 설립하고, 모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플랜에이치는 호반건설 김대헌 기획담당 임원이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있다. 플랜에이치는 도심형 스마트팜 업체 ‘쎄슬프라이머스’와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 업체 ‘CVT’ 디지털트윈기술의 ‘플럭시티’, 프롭테크 기업 ‘텐일레븐’, ‘지인플러스’, 실내 공기관리 솔루션 기업 ‘에이올코리아’ 등에 투자를 단행했고 호반건설의 아파트 등 상품에 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왼쪽)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담당 임원, 윤재민 플럭시티 대표./사진=호반건설


특히 CVT와 쎄슬프라이머스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2019년 하반기 팁스(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신규 운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팁스(TIPS)는 2013년 중기부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프로그램이다.

호반건설과 플랜에이치는 스마트시티, 도시재생 등 스타트업 지원을 포함해 인공지능,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관련 신기술 투자 및 지원도 모색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축적해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Life Platform'을 구축하고 고객의 삶의 가치를 제고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플랜에이치를 통해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호반건설은 국토교통부에 '호반AMC'의 예비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AMC는 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자산의 투자·운용업무를 위탁받는 자산관리회사 업무를 담당한다.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셈이다. 호반AMC 초기 자본금은 70억 원 규모이며 오는 10월 국토부로부터 설립 본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AMC를 통해 이 회사는 향후 신규 사업에 대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리츠를 활용해 직접 투자상품을 만들 경우 개발이익은 물론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 매출구조 다각화를 꾀하기도 유리하다. 단순 도급 시공방식에서 벗어나 부지 매입부터 시공, 운영 및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디벨로퍼로의 역량도 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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