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정유4사 영업손실 7241억원…윤활유 영업이익 2162억원
EV·PHEV용 제품 출시…중국·동남아·중동·중남미 시장 진출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 2분기 정유업계의 적자 총합이 7000억원을 넘기는 등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영업이익률이 높은 윤활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0년 제3회 중국 자동차 After Sales 채널 및 부품 공급사슬 연합 TOP 시상식'에서 '가장 환영받는 브랜드상'을 받았다. 이 상을 수상한 14개 기업 중 윤활유업체는 SK루브리컨츠 등 2곳에 불과하다.

SK루브리컨츠는 2025년경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윤활유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위챗·틱톡 라이브 방송 등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왔으며, 현지 사업부 대표가 직접 방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베트남 최대 민영 윤활유 업체(Mekong) 지분 49%를 인수하는 등 아세안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탱크터미널·제조공장·물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4.3%였던 현지 시장점유율도 2018년 6.3%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동남아·중동·중남미 지역을 집중 타겟으로 선정하는 등 시장점유율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축구·골프·카레이싱 등의 스포츠 행사를 활용한 홍보도 지속하고 있으며, 이청용·조현우 등 유명 선수들을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드림콘서트'를 후원하는 등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행사를 통한 마케팅을 이어가는 중으로, 지난달 열린 콘서트에서도 프리미엄 윤활유 '엑스티어' 광고를 선보였다.

   
▲ (왼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SK루브리컨츠·에쓰오일토탈윤활유·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의 윤활유 제품/사진=각 사


'엑스티어 울트라 시리즈' 11종에 독자 개발한 기술을 적용, 엔진 마찰 감소와 엔진오일 누유 예방을 비롯한 성능개선 효과를 어필하는 등 고객들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고성능·친환경·맞춤형 제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는 '토탈 쿼츠 9000'을 비롯한 가솔린 엔진오일 18종을 출시했다. 미국석유협회(API)·국제윤활유표준인증위원회(ILSAC)의 최신 성능 규격 인증을 받았으며, 피스톤 청정성과 산화 안정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SK루브리컨츠도 연비개선에 강점을 지닌 'SK지크 X7' 등 프리미엄 신제품과 'SK지크 제로' 5종 등 초저점도 윤활유를 앞세워 수익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적합한 제품 개발을 비롯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용 시장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업체들이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올 2분기 윤활유부문이 총 2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쓰오일 윤활유부문은 103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석유화학부문을 상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38.1%로 집계됐다. GS칼텍스 역시 553억원의 영업이익과 20.9%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374억원(8.0%)·202억원(16.4%)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에 따른 원가절감이 윤활유부문의 선전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미국·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환경규제 강화에 힘입어 고부가제품인 그룹Ⅲ 판매량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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