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밀집도 높이는 역효과…6일까지 '깜깜이 확진자' 최대 관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30일 0시부터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강화했지만, 그 효과가 어떨지 미지수다.

사실상 봉쇄에 가까운 3단계까지 가기 전 단행한 정부의 이번 조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향후 일주일 간의 신규 확진자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31일 0시 기준으로 지난 하루동안 추가로 나온 확진자는 248명이다. 지난 27일 441명을 기록한 후 4일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틀 연속 300명 아래로 떨어졌다.

방심하기는 이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은 238명인데, 이중 187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하루에 세 자릿수로 증가한 지난 18일간 누적 확진자는 5147명에 이른다.

가장 큰 문제는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율이 날이 갈수록 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와 맞물려 역학조사로는 집단감염의 연결고리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맹점도 있다.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사진=연합뉴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 기준 깜깜이 환자 비율은 21.5%였다. 

최근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서울시의 경우, 깜깜이 환자 비율이 8월 둘째주(9~15일) 7.1%→셋째주(16~22일) 16.9%→넷째주(23~28일) 31.9%로 대폭 올랐다. 일일 신규 확진자로 보아도 최근 26일 42.2%→27일 26.7%→28일 39.2%→29일 36.2%로 깜깜이 환자 비율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에 대해 "수도권은 하루 확진자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어 역학조사 지원팀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최근 수도권에서 병원 이송 중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사망하거나 사후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문제는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이 모호해, 일부 공간에서 사각지대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카페다. 최근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한 프랜차이즈형 카페에만 한정해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매장에서 취식을 금지했지만, 일반 카페는 예외여서 방문객들이 장시간 베이커리카페와 같은 대규모 매장에 머물며 취식할 수 있다.

풍선효과처럼 2.5단계 거리두기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곳의 매장에 사람들이 몰려, 이 곳의 밀집도가 높아져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매장 면적이나 환기시설 설치, 테이블과 좌석 간 거리 등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 카페에 대한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여야 하고 1명의 확진자가 만나는 접촉점, 1명의 확진자가 만나는 사람 간의 만남, 이용시설 노출을 줄여야 역학팀에서도 접촉자 조사나 차단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며 "역학적인 대응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같이 실현되어야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2.5단계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현장점검과 방역수칙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앞서 깜깜이 환자 비율을 5% 미만으로 줄여야 신규 집단감염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한 방역당국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이번 2.5단계 거리두기 기한은 9월 6일까지다. 효과가 없을 경우 정부는 3단계 격상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