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0.1달러…손익분기점 대비 4달러 이상 낮아
국제유가 회복 따른 재고평가이익 발생…흑자 여부, 비정유부문에 달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원유 수급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정유사들의 3분기 성적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정제마진(11일 미반영)은 배럴당 -0.1달러로, 전주에 이어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8월 둘째주부터 3주간 지속된 플러스 행진이 마감되면서 7월 첫째주부터의 평균 정제마진은 -0.1달러로 집계됐다. 휘발유 마진이 소폭 개선됐음에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항공유 마진이 반등하지 못하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미국내 원유 재고량이 늘어난 가운데 OPEC+ 회의에서 추가 감산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는 등 공급 문제가 여전한 것도 마진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업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으로 회복하면서 발생한 재고평가이익이 3분기 실적에 기여하겠지만, 원유를 휘발유·경유·항공유를 비롯한 제품으로 정제해서 판매할 때마다 손실이 쌓이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영업 관련 수익성 개선이 요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BEP)은 4~5달러로,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에서는 판매시 4.5달러 상당의 손해가 나는 셈이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정제마진 정상화 시점이 내년으로 추정되는 등 향후에도 정유부문의 수익성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 시점을 내년 3분기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정유사들의 포트폴리오로 볼때 전체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도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 상승 등의 영향을 받겠으나, 재고평가이익에 힘입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윤활유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품 수익성은 다소 줄었으나, 설비 가동률 정상화 및 생산량 확대가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초징질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동산 원유 보다 정제가 까다롭지만 가격이 낮은 유종으로, 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부문 일부 제품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수요가 하락한 제품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수익성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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