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7년 연속 흑자" VS 사측 "9월 실적 반토막“
사측 "파업 시 부산공장 가동 중단 기간 연기“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지엠에 이어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권 확보를 위해 쟁의 신청을 하면서 완성차 업계 임단협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출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위협부터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르노삼성은 셧다운 연기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임단협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와 르노삼성에 따르면 현재 노조와 사측은 실무협상도 마치지 못 한상태다. 통상 실무협상을 마쳐야 본교섭에 들어가고 실질적인 임금협상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실무협상단계에서 노조는 노동쟁의 신청을 했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


이에 회사 측은 "만약 노조의 파업이 이루어지면 부산공장 가동 중단 기간을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6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사측이 본 교섭을 미루는 등 노조와 사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지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사는 지난 7월 6일 올해 임단협을 위한 첫 상견례를 갖고 지난달 17일 6차 실무교섭을 마쳤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XM3 성공 론칭 격려금 500만원 △ 타결 격려금 200만원 지급 △노동 강도 완화 △노동조합 발전 기금 12억원 △통근버스 미운영 사업장 유류비지원 등 협상안을 제시했다.

상견례 시작 후 노조가 3개월 만에 쟁의신청을 통해 파업 수순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회사측 관계자는 "통상 실무교섭을 10차례 이상한 뒤 양측의 입장을 본교섭에서 조정한다"며 "하지만 실무교섭 단계에서 협상 진전이 안 된다며 쟁의신청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판매 감소 및 재고 증가 등의 이유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공장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공장가동 중단 기간에도 근로자는 급여 보다는 낮지만 통상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게 된다. 

이에 공장가동 중단 연기 검토는 공장가동 재개 시점을 연기해서라도 파업을 막겠다는 사측의 뜻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 내수 5934대, 수출 1452대 등 총 7286대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51.4% 주저앉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생산대수는 9만1544대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29.5% 감소했다.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규모(30만대)의 30%를 밑도는 수치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동결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통과 시킨 만큼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등 완성차 노조의 파업 수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도 미래를 위해 임금동결을 선언했지만 타 업체들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야하는 상황의 회사입장에서 임금인상이라는 부담까지 짊어질 수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밝은 미래도 약속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강경노선의 노조원으로 인해 근로자 전체와 회사가 경영상의 위기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쟁의신청을 무기로 파업 수순에 나서는 행태는 악화된 경영 환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르노삼성차 노조는 다음달 새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임단협이 올해를 넘길 것이란 회사 안팎의 전망이 나온다. 앞서 노조는 민주노총 가입을 시도했으나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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