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사태 이후 대기질 개선되면서 수요 급감
   
▲ 청호나이스 뉴히어로 공기청정기./사진=청호나이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기세척기, 비데 등 위생가전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의 판매량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감염병 사태 이후 공장 가동률이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기질이 개선된 영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공기청정기 일시불 매출이 다소 줄어든것으로 나타났다. 렌탈을 제외한 일시불 판매량만 봤을 때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3% 감소한 113억원으로 나타났다. 렌탈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정수기, 비데 등 위생 품목과는 다소 대비된다.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정수기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일시불 판매와 렌탈을 통틀어 46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 금액과 1% 미만의 차이이며, 비데 역시 작년과 대동소이하다.

코웨이 관계자는 "환경가전을 판매하는 기업들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비슷할 것이다"며 "코로나19 이후 위생가전이 급부상하면서 선방하고 있지만 품목 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SK매직의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20% 가량 줄었다. 올해 8~9월 명절 대목으로 판매량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SK관계자는 "공기청정기의 수요는 미세먼지가 개선된 탓에 줄었지만 다양한 정수기, 비데, 오븐 등 다양한 품목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청호나이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서 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25% 늘어난 정수기와 상반되는 수치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의 성수기인 가을이 왔음에도 수요는 지난해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호나이스는 올해 3월 선보인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통해 실적 방어를 꾀했다는 입장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출시 이후 1만대 가까이 팔린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있어 비교적 실적 방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렌탈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위생가전 전반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 제품만은 수요가 급감한 것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감염병 사태 이후 역설적으로 대기질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기청정기 시장의 성장세는 매서웠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40만 대 규모이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7년 140만 대를 돌파해 지난해 기준으로 350만 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흐름대로 올해 400만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급제동이 걸렸다.

수요 급감은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맑은 하늘을 보는 게 더욱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미세먼지 경보 발령 횟수도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미세먼지 경보 발령(128회)은 지난해 같은 기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과 직결된다"며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각 기업들은 다양한 기능을 적용한 공기청정기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코웨이는 벽걸이 겸용 공기청정기를 올해 가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SK매직은 반려동물의 털과 냄새를 잡아주는 '코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앞세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또 청호나이스는 바닥에 있는 미세먼지까지 흡입하는 '뉴히어로 공기청정기'를 이달 중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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