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 양산 힘입어 흑자전환…한화시스템, K-1A1 전차 조준경 공급
내년 실적 향상 전망…기체부품 기저효과·국방예산 증가·호주 등 해외 수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해 수출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방산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부품 수요 감소 및 외국과의 협상 지연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3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3270억원·620억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 법인(前 EDAC) 편입 및 군수엔진 마진 개선 등이 민수엔진부문이 타격을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6330억원의 매출과 29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기체부품수출이 좋지 않았던 영향으로, 완제기 수출잔고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과 'K-1A1전차장 및 포수 조준경 부품류 공급계약'을 체결한 한화시스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390억원·250억원으로 추산된다. LIG넥스원의 경우 매출 404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거두는 등 수익성 축소가 점쳐진다.

반면 현대로템은 매출 6932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2 전차 2차 양산사업 생산·납품 재개로 이익률이 정상화됐다는 것이다. 철도·플랜트부문이 흑자전환한 것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 K-2 전차/사진=국방홍보원


업계는 내년에도 기체부품 시장이 우려되지만, 국내 규제들에 변화가 생기고 해외 수주실적이 좋아지는 등 전반적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호주 육군의 'Land 8116' 자주포 획득사업 우선공급자로 선정된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1조원에 달하는 무기체계 납품을 노리고 있으며, 최근 시제품을 출시한 레드백 장갑차도 호주 육군의 'Land 400 Phase 3' 궤도형 장갑차 도입 사업(5조원 규모)을 놓고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와 경합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지난 8월 한국형전투기 KF-X에 탑재될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레이더 시제품을 인도했으며, 최근 6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전투체계 및 다기능레이더(MFR) 최종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AI 역시 방위사업청과 TA-50 전술입문용훈련기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하고, 보잉의 B787 날개 구조물 주요 부품을 단종시까지 독점 공급하기로 하는 등 굵직한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산헬기도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고, 미 공군의 RF-X 8대 장기임대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LIG넥스원은 연말까지 KDDX 소나 및 신형 해상감시레이더 등을 수주하면서 올해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의 경우 철도차량이 실적 향상의 견인차를 맡겠으나, 올해 그린에어를 매각한 것이 매출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위력개선비가 늘어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방위력개선비는 방산업체 매출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올해 16조7000억원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7.2% 가량 증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중기계획 및 국가재정운용계획으로 볼때 이 예산이 KF-X·이지스함·드론봇·잠수함·정찰위성·무인수상정·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등의 무기체계 구입 및 성능개량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형 신 방산원가', 지체상금 감면 등이 업체들의 수익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주산업이 주목 받으면서 신성장동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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