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문건 고발...유령회사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받아
   
▲ 한샘 본사 전경./사진=한샘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샘은 30일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거액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비자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한샘은 그동안 4개 대행사를 통해 방송 등에 광고 협찬비용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모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이며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러한 의혹은 내부고발자 A씨에 의해 드러났다. A씨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그냥 돈만 보내주는 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고발한 내부 문건에는 한샘이 대행사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에 협찬한 내역이 정리돼 있었으나, 정작 프로그램 담당자는 협찬금액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 한샘과 거래하는 대행사의 법인 등기는 모두 호텔이나 휴대폰 가게 등으로 파악되면서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또 한샘이 광고대행사 4개를 통해 지난 2년간 광고·협찬 비용으로 뿌린 금액은 44억원이 넘는다. 또 대행사 중 한곳에 한샘 상무 이 모씨가 대행사의 전 대표를 맡았으며 현재 사내 이사로 재직 중인 점도 의심을 샀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한샘에서는 광고를 전담하는 대행사에 광고 비용을 주고 모두 외주를 맡긴다"며 "따라서 대행사 측에서 광고나 제작 등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은 해당 대행사의 지출 내역을 모두 파악한 후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대행사를 통해 모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5억여원을 지원했다는 한샘 내부 문건 기록과 달리 협찬금은 받지 못했다'는 프로그램 담당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비용을 바로 지불하는 게 아니라 한샘과 거래하는 대행사에서 장기간에 걸쳐 제작이나 협찬, 광고 비용 등으로 관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간 44억원이 넘는 금액을 대행사 광고비용으로 집행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는 모두 계약 조건에 맞는 결과물이 있었으며, 불법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돈을 보낸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샘의 임원이 대행사의 대표로 등기된 점에 대해서는 "2018년 회사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이미 징계 처분을 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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