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1.3달러…손익분기점 대비 3달러↓
원유 수요 회복 속도 지연…미국·리비아 생산 회복 등 악재 겹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유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향후 수급 악화에 대한 걱정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3달러로, 이를 포함해 10월 첫째주부터 평균 정제마진은 1.4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유럽발 재봉쇄 정책으로 인한 수요 부진 우려 및 코로나19 백신 관련 이슈로 유가가 오르면서 전체 석유제품 크랙이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특히 휘발유 크랙이 9월 대비 2.5달러 가량 급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와 0달러대를 오갔던 2분기와 비교하면 나아진 수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BEP)에는 3달러 가량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3·4분기 글로벌 원유 수요를 각각 일일 40만·120만배럴, 내년 1분기도 70만배럴 하향 조정하는 등 판로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OPEC+ 국가들의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미국 내 원유 재고 증가 △리비아 증산 △중국 내 소규모 정제설비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공급이 확대되는 것도 언급되고 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업계는 이같은 난항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분기 영업손실 2152억원을 냈던 GS칼텍스 정유부문이 3분기 영업이익 2467억원으로 돌아서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발생한 재고평가이익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설비증설로 늘어난 원유처리량을 소화하기 위해 1720억원을 투자했으며, 최근 울산공장 2번째 원유 하역 시설(SPM)을 구축했다.

SPM은 수심이 깊은 해역에 고정형 부이를 설치하고, 송유관을 통해 육상 저장탱크로 원유를 보내는 것으로, 에쓰오일은 후속 공정의 안정성을 높이고 원유선 체선료 및 원유 긴급 임차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 내 원유정제시설(CDU) 가동률을 현재 72% 수준에서 추가로 낮추는 등 생산량을 조절하고,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는 산유국들이 감산합의를 깨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 "백신 개발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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