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 결국 교섭 결럴선언…노조 파업 돌입
한국지엠 노사, 2차 잠정합의안 도출에 골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자동차·한국지의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이미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들어갔고, 한국지엠은 2차 잠정합의안 마련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7일 오후부터 이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약 15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날 자정경 교섭이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 글로벌 베스트셀링모델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노조는 애초 쟁의대책위원회가 결정한 대로 9~11일 근무조별로 하루 4시간씩 단축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는 임금과 성과금, 전기·수소차 부품공장 설치 등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를 이뤘지만, 잔업 30분 복원을 두고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 측은 잔업 복원이 실질적 임금 인상 요구와 같아 잔업을 보장하려면 다른 복지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먼저 잔업을 복원한 현대차의 사례를 들며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결렬로 기아차 노조는 이날부터 11일까지는 1·2조 각각 4시간씩 하루 총 8시간 파업으로 강도를 높인다. 노조는 그동안 교섭과 파업을 거듭하며 생산차질로 사측을 압박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14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5~27일 사흘간 1·2조 4시간씩 1차 부분파업을 실시한 데 이어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달 1~2일과 4일 2차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기아차는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형 카니발의 신차 효과에 제동이 걸릴 뿐 아니라 쏘렌토, K5 등 인기 차종들의 공급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12월 연말할인과 함께 대목시즌을 맞이한 상황에서의 파업은 더욱 치명적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일주일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지난 8일부터 교섭을 재개했지만 아직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한국지엠은 임단협 타결 직전까지 갔다 무산된 상태라 다시 시작되는 첫 교섭의 중요성이 크다.

   
▲ 한국지엠 부평공장 입구 홍보관. /사진=미디어펜

노조는 지난달 25일 사측과 마련한 1차 잠정합의안을 놓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53.8%의 조합원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노조 집행부로서는 기존 합의안에서 진일보된 2차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어야 다시 조합원들에게 찬반 여부를 물을 수 있는 만큼 재개되는 교섭에서 사측의 수정 제시안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교섭을 재개하며 일단 파업은 유보해둔 상태다. 이번 교섭과 관련된 사항은 임단협 연내 타결을 위해 벌이는 마지막 교섭인 만큼 확실한 타결을 위해 철저한 보안이 유지된 상태에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는 1차 합의안 도출 이전까지 15일에 걸쳐 파업을 단행했으며,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그 사이 2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로 사측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조합원들도 '무노동 무임금'에 의한 임금 손실이 인당 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가 2차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해 노조가 또 다시 파업에 돌입할 경우 내수 판매는 물론 미국 판매가 본격화된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측은 추가 파업만큼은 막아야 할 형편이지만 1차 잠정합의안에 비해 진일보된 제시안을 내놓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차 잠정합의안에 담긴 내용이 회사의 지금 형편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인데 부결돼 앞으로의 교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크다"면서 "회사나 노조 집행부 모두 올해 안에는 끝내야 한다는 의지가 큰 만큼 합리적인 선에서 결론이 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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