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전기세 등 배달 여건 안돼면 닫는 게 낫죠"
2.5단계 시행에도 '크리스마스이브' 대목 영업 한다...'우려'
   
▲ 9일 서울 강남역 대로변 커피빈 매장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영업시간 조정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몇 잔 더 파는 것보다 오후 9시 이후에는 차라리 닫는 게 나아요.”

9일 강남역 10번 출구 먹자골목에서 거리가 좀 있는 골목에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8일 0시부터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 같은 ‘거리두기 조정안’은 오는 28일까지 3주간 적용된다.

카페업종은 2단계부터 착석을 금지하고 영업시간 전체 포장과 배달만 허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아예 거리를 오가는 손님이 줄었다. 번화가 상권에 위치하지 않은 가게들은 전기세와 인건비 등을 들여 배달까지 굳이 하느니 아예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강남역 11번 출구 대로변 커피빈은 거리두기 2.5단계 식당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9시보다 2시간이나 앞당긴 오후 7시에 문을 닫기로 했다. 착석손님을 받을 수 없는데 매장을 오랜 시간 열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란 계산에서다. 

청담동 B 대형 레스토랑도 오는 27일까지 3주 간 매주 금, 토요일 오후 3~9시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일 오후 6시부터 새벽4시까지 영업했던 것과 비교하면 문을 여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손님이 비교적 적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른바 평일 비수기 영업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단, 12월24일 목요일 크리스마스이브 대목은 문 연다는 방침이다.  

이날 서울 강남 대로변은 한산한 가운데 배달 오토바이들만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서울 신촌 배달 전문 커피 매장 B도 오전에만 주문이 수십 통이 들어왔다. 커피 매장 주인은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주문량이 2배 더 늘었다”고 말했다. 

   
▲ 9일 서울 강남역 먹자골목을 누비는 배달 오토바이들(왼쪽)과 오는 27일자로 영업을 종료하는 강남역 대로변 니코앤드 매장(오른쪽)./사진=이서우 기자


오프라인 손님이 줄어들어 어려운 것은 외식업계 뿐만이 아니다. 

2014년 강남 대로변에 단독매장으로 문을 열었던 일본계 SPA브랜드 ‘니코앤드’도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떠난다. 강남역 10번, 11번 출구 대로변은 명동만큼이나 국내에서도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상권이다. 코로나19 이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 매출을 낼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니코앤드는 이달 27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알렸다. 

강남 역세권 상가 1층 가게들도 ‘임대 문의 안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스몰웨딩을 계획했던 예비부부들은 2.5단계 격상이 발표되면서 ‘초 스몰웨딩’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하객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된 2단계와 달리 2단계는 50명 미만이기 때문이다. 

이달 20일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김모씨는 청첩장을 돌렸던 지인들에게 전부 양해를 구하고, 가족과 친지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바꿨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 1~3분기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식업계 영향을 분석한 결과 매출 감소가 뚜렷했다. 1~9월 카드 결제금액은 전년 대비 7조9655억원(10.0%), 결제건수는 전년대비 2억8151만건(8.2%) 감소했다. 방문외식은 1분기 90.5%, 3분기 89.0%로 대다수 업체에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 9일 서울 강남역 먹자골목을 누비는 배달 오토바이들(왼쪽)과 오는 27일자로 영업을 종료하는 강남역 대로변 니코앤드 매장(오른쪽)./사진=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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