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용량 20.1GW서 77.8GW로 급등…발전 비중 6.5%→20.8%
1kW당 82.68원…REC 제외시 태양광 157.7원·풍력 166.8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산업통상자원부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수립한 가운데 산업경쟁력을 저해하고 탄소중립도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올 1~10월 재생에너지 구입단가는 1kWh당 82.68원으로, 이 중 태양광과 풍력/연료전지는 각각 79.73원·70.7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8월 이후 구입단가가 80원 밑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99.55원) 대비 17% 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비용이 빠졌다는 점에서 정부 보조금 등을 포함시킨 가격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한전도 RPS를 비롯한 비용을 전기요금에 분리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등을 포함시켜 계산한 결과 지난해 기준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가는 각각 1kWh당 157.7원·166.8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당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경제성 비판을 받고 있는 원자력(55.8원)과 유연탄(86.6원) 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주요 발전원 중 가장 비싼 것으로 평가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도 121.6원으로, 재생에너지보다는 저렴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 미국 LA 유니버셜스튜디오 내 설치된 태양광 패널(왼쪽)·댈러스 DFW 공항 인근 풍력발전기/사진=미디어펜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6.5%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0.8%까지 높이면 전기요금이 올라 산업계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고, 원전 7기·석탄화력발전 6기를 감축하는 동안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20.1GW에서 2034년까지 77.8GW로 끌어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냐는 의문이 따르고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발전량을 늘리다보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전력망 안정화 △송배전망 확충 등에 필요한 비용이 선형비례 이상으로 증가, 경제성이 낮아지는 순간이 온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3년간 송·배전을 신청한 전력량 2만2884MW 중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는 비율은 40.3%에 그치는 등 전력망 인프라 수용능력 부족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비를 폭발적으로 늘리면 공급안정성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태양광 접속대기를 해소하고 전북·전남·경북 등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지역에 송전망 투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주민수용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석탄화력발전기 24기를 LNG발전으로 전환하는 등 2030년에도 화석연료 의존도가 53%를 상회하는 것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만회할 수 있도록 기저부하 발전원이 뒷받침해줘야 하기 때문이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LNG발전량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확대되는 등 탄소중립 선언과 어긋나는 행보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최근 IEA가 발간한 세계 발전단가전망 보고서를 인용, 원전을 운용하는 것이 수소경제 실현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1kg당 수소생산단가를 보면 태양광(이용률 15% 기준)과 해상풍력(30%)이 9달러 상당"이라며 "반면, 원전은 계속 운전시 1.7달러, 신규 발전소도 2.6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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