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치료제 이르면 내년 2월 시판…국산 백신 개발 속도 더뎌 내후년 예상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내년 1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앞두고 국내 제약사들은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은 총 35건이다. 이 중 국내 제약사가 진행 중인 임상은 15곳 15개 약물로 집계됐다. 치료제 11건, 백신 4건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선 현재 셀트리온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날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개발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 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조건부승인 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CT-P59는 지난 7월부터 임상 1상을 시작해왔으며 최근 경증, 중등증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하는 2상 시험이 마무리됐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해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경증부터 중등증 수준의 코로나19 환자에 약 90분간 정맥 투여하는 주사제로 개발됐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CT-P59가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판 시기는 식약처의 심사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허가 심사를 기존 180일에서 40일 이내로 단축, 운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환자 10만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생산(공정용)에 돌입한 상태다.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면 해당 생산분은 시판용으로도 쓰인다.

GC녹십자도 혈장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8월부터 혈장치료제 'GC5131'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도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연구 결과가 나오는대로 조건부허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혈장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완치자의 혈액을 이용한다. 완치자의 혈장을 수집한 뒤 중화 항체를 농축해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임상 시험과는 별개로 이미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가 사용된 바 있다. 지난 10월 19일 칠곡경북대병원 이후 현재까지 27건의 치료목적사용승인이 이뤄졌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이란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 환자에 쓸 수 있도록 식약처가 승인하는 제도다. 

종근당,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에선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2개 후보물질이 식약처로부터 임상계획을 승인을 받았다. 역류성식도염에 쓰이는 카모스타트 성분의 '호이스타정(DWJ1248)'은 임상 2상을, 구충제의 일종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DWRX2003'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나파모스타트 성분의 나파벨탄(CJD-314)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나파모스타트는 췌장염 치료 혹은 항응고제로 쓰인다. 종근당은 지난 6월 한국·러시아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한 이후 멕시코·세네갈·호주·뉴질랜드·인도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 외에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를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카모스타트 성분의 ‘CG-CAM20’을 뉴젠테라퓨틱스는 항응고제 ‘뉴젠나파모스타트’를 엔지켐생명과학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개발하던 ‘EC-18’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일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코미팜,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테라젠이텍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아직 국내 임상 계획 승인을 받지 못했다. 

   
▲ 경기도 성남 소재 SK바이오사이언스에 임상 혹은 전임상 시험 중인 백신과 치료제 시약이 전시돼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치료제에 비해 백신 개발 속도는 더딘 편이다. 이대로라면 백신 개발은 내년을 넘겨야 가능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국내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유전자재조합)백신과 제넥신의 DNA백신, 진원 생명과학의 DNA백신 총 3종이 있다.

제넥신은 최근 개발 중인 후보물질 'GX-19'을 'GX-19N'로 변경해 임상시험을 다시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백신 후보물질 'GX-19'의 임상1/2a상 계획을 승인받고 9월 마지막 환자까지 모집했으나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넥신은 내년 중순 초기 임상 결과를 도출하고 하반기까지 임상 3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임상 1상부터 다시 시작하는 만큼 개발 성공 시기는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월 백신 후보물질인 'NBP2001'로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했다. 지난 23일에는 첫 참가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원생명과학과 셀리드는 이달 4일 임상1/2a상을 나란히 승인받았다. 다만 아직 첫 임상참가자를 모집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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