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시장 새로운 주역 제네시스…벤츠 뛰어넘어
변화된 고급차 이미지…첨단 안전사양 중요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최고성적을 기록한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수요 위축된 상황에서 보여준 진기록 이었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여건 속에서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이 베스트셀링모델에 등극하며 시장이 변화를 보여준 기록이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실적은 도합 160만7035대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효과에 개별소비세 감면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까지 더해지며 전년 대비 판매가 늘었다. 반면, 지난해 풀체인지(완전변경)급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는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각각 78만785대대와 55만24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2%의 동일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 그랜저였다. 그랜저는 2020년 한해동안 14만5463대라는 판매대수를 기록하며 지난 2019년 보다 1.5배나 더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시기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고객들의 선택은 그랜저를 향했다. 

그랜저는 현대차에서 제네시스가 새로운 브랜드로 분리된 후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다시 수행하고 있다. 가격역시 3000만원 초반부터 시작해 옵션에 따라 최고 5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보여주는 고가의 차량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내수시장 최고의 판매고를 올린 차량이 그랜저라는 것은 놀라운 기록인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다양한 설명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상화에서 인테리어 업체들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게 업계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인테이어 업체들과 가구업체등이 높은 상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여행과 같은 외부활동이 줄며 발생한 비용을 오랜시간 머무는 집을 꾸미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여유자금이 발생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맞물린 것이 비대면 기저와 함께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가 하나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부상하며 좀더 큰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범용으로 활용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기를 설명하는 배경이 된 바 있다. 나만의 휴식공간이자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이 자동차로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SUV가 아닌 세단 그랜저가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아직 국내 시장에 남아있는 고정관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제네시스 더 올 뉴 G80. /사진=미디어펜
 
더욱이 그랜저는 동급의 수입차들보다 놀라울 정도의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많은 판매고를 올리는 것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작용을 한 것은 고급화 전략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그랜저의 제품이미지가 과거 중장년층이나 임원들이 타던 차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젊게 변화해온 제품 이미지는 새로운 고객을 모집하는데 크게 작용했고 그랜저 만의 고급화된 이미지로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이 아닌 캐주얼하면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디자인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으로 미래지향적인 차로 이미지가 변하며 누가 선택해도 이질감 없는 이미지가 정착됐다. 이런 이미지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한번 구매하면 수년은 함께 해야하는 자동차라는 제품 특성상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마음먹은 소비자들에게 미래지향적인 고급차를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었고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는 차가 그랜저였다. 

같은 맥락에서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부문에서 첨단안전장비가 적용이 되는 모델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승용차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모델 아반떼 역시 새롭게 등장하며 파격적인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적용가능해지며 다양한 소비자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이런 전략을 통해 지난해 다양한 신차와 함께 맹활약을 펼친 제네시스는 고급차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고급차 브랜드로 등장했음에도 수입차에 밀려 아쉬움을 보였던 제네시스가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신차가 등장하며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차량들이 대거 등장하며 확실한 시장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대한민국 럭셔리 SUV의 시작 제네시스 GV80. /사진=미디어펜
제네시스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로 늘어 10만대를 돌파했다. 준대형 세단 G80은 5만6150대, 플래그십 SUV GV80은 3만4217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국내 판매량을 넘어 ’고급차 브랜드' 왕좌를 꿰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위축이 예상됐던 지난해 연초의 예상과 달리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자금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유입되며 변화를 보였다"며 "고가의 소비재 품목으로 오랜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 만큼 고급화된 제품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보인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수입차 역시 성장세를 기록한 것만 봐도 이같은 추세를 설명할 수 있는 예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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