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그룹 행보 대비 경영 돌파구 요원…신 회장 강한 위기 돌파 메시지 나올 것으로 예상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그룹이 오는 13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가진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한 이후 첫 진행되는 사장단 회의다. 이날 신 회장은 그룹 사장단들에게 현재의 그룹 분위기를 반전시킬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산규모 기준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동시에 다른 기업 대비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 지난해 7월 14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사진=롯데그룹


1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3일 올해 상반기 VCM(구 사장단회의)을 개최한다. 신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공동대표와 4개 BU장, 계열사 대표 및 기획·전략 담당 임원 등 90여명이 참여한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화상 회의로 진행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경제 전망, 지난해 그룹사 성과 리뷰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사업 재편에 대비하는 미래 전략 및 핵심 화두가 공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계열사 간 협력 시너지 강화와 경기 회복을 주도할 경영 준비 태세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라면서 "각 계열사의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그룹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은 다른 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과 대비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1조원과 영업이이익 9조원을 달성했다. 주가도 연일 상승해 '9만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대차그룹도 애플과 손잡고 전기차 협력을 협의 중이며, LG전자도 지난달 24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SK그룹도 미국 수소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협력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롯데그룹은 좋은 소식보다는 그룹의 양축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31개 점포 중 30개 점포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신세계백화점의 주요 점포가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된다. 롯데호텔 역시 코로나19로 경쟁 호텔기업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코로나19 등 외부 환경 탓만 하기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소비재 계열사가 많고 여행과 여가 등도 강해 코로나19의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한편 높아진 소비자의 눈과 취향 등을 맞추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약했던 점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 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임직원이 합심해 위기 돌파 및 체질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