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계약 성사 시 국내 공급 원활
국내 2000만명분 백신 생산 기정사실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공급분을 생산한다는 논의가 나오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백신 주권' 국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 공장인 안동 L하우스 방문 현장에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대표와 영상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끌어냈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8월 노바백스와 체결한 공정개발·위탁생산(CMO) 계약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국내 공급 2000만명분을 빠른 시일 내 공급하기 위한 협의 과정에서 나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해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직까지 계약 체결 이전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에 일정 수수료를 주고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공급 물량 생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기술 이전 범위와 기간 등에 대해서도 향후 협의가 필요하다. 단 노바백스가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CMO 계약을 맺은 만큼 당장의 기술 이전은 일단 국내용 백신 물량에 한정될 가능성도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CMO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8월에는 노바백스와 공정개발 및 위탁생산에 합의했다. 여기에 이번 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국내에 공급할 백신 2000만명 분을 생산한다는 것은 기정 사실화된 셈이다.

업계에선 '백신 주권' 국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임상시험이 한창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이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국내 위탁생산 수주 확대 기대감↑

SK바이오사이언스뿐만 아니라 국내 CMO 기업의 수주 확대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신 개발사들은 최소 전세계 인구 60% 달하는 46억 명분을 빠른 시간 내 생산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CMO 계약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 제조시설이 없는 노바백스의 경우 생산 시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노바백스뿐만 아니라 백신 개발사에서 단기간 내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위탁생산 계약 물량을 확대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방문한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전경./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미약품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8년 경기도 평택에 건립한 바이오플랜트는 2만 리터(ℓ)의 미생물을 배양하고 정제할 수 있다. 이 곳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백신 10억회분 가까이 된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료를 생산하는 에스티팜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 에스티팜은 현재 약 2만 도즈의 mRNA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원료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백질 항체와 달리 mRNA 핵산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안동 L하우스 현장 방문에는 최태원 SK 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CTO(최고기술경영자),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나성웅 질병관리청 차장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