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에게서 빠지는 지지층 흡수 못해
아직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지 못해, 더 많은 혁신 필요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선두로 치고 올랐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윤’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자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 역시 옅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야권 대권주자’로서 윤 총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그에게서 빠져나온 지지율을 당의 대권주자들이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 윤 총장은 14.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월 같은 조사에 비해 0.4%p 떨어진 수치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3.0%, 유승민 전 의원 2.4%, 원희룡 제주지사 1.0%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윤 총장은 주로 국민의힘 지지층(39.8%)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또 지난 21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공동 발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0%를 얻었다. 이는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6%p 하락한 수치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오 전 시장, 유 전 의원, 원 지사, 황교안 전 대표가 나란히 1%를 얻는 데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의 하락세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 속에서 ‘박해받는 투사’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이는 곧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자연스레 ‘추-윤 갈등’도 사그라들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의 지지율은 ‘검찰개혁’이라는 이슈 속에서 추 전 장관과의 갈등이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언론 노출도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난감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당초 윤 총장의 지지율을 견인한 ‘반문재인’ 정서를 당의 대권주자들이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조사에서 윤 총장의 이탈표가 국민의힘도, 친문도 아닌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흘러가는 추세를 보이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캡처

당내 한 관계자는 “반문재인 정서를 이끌던 윤 총장의 지지율을 우리 당이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힘을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김종인호 출범 이후 많은 혁신을 이뤄냈지만 국민들은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국민의힘이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신선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지나면 자연스레 당내 대권주자들에게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 하락이 국민의 대권주자들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윤 총장의 지지도 등락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지금 4월 보궐선거에 집중돼있는 만큼 선거가 끝난 후에 제대로 된 지지율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현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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