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정당 지지율, 9주 만에 민주당에게 역전 당해
"단일화 이슈에 매몰" 피로감 느낀 지지층 이탈 현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보였던 국민의힘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비상등이 켜졌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지속되면서 서울지역의 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역전을 당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YTN 의뢰,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1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28.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32.4%였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2.9%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5.2%p 상승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선 것은 지난 11월 4주차 조사 이후 9주 만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에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제도화 논의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공식 출마 선언,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논의 등의 이슈가 반영됐다"며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각 당내 결집력이 높아지며 중도층 역시 각 정당으로 지지세가 흘러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단일화를 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도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서울시장 선호도 1위인 안 대표를 겨냥해 공세를 펼친 것이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이 하락하는 동안 국민의당 서울 지지율은 직전 조사(8.8%) 대비 1.7%p 상승한 10.5%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해 들어 야권의 보궐선거 이슈가 ‘단일화’에 매몰되어 있다. 이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의힘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일화와는 별개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정책 결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 논쟁이 길어질수록 국민 피로감이 쌓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단일화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시간을 끌수록 논란만 야기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면서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단은 점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우리의 최종 상대는 안 대표가 아니라 여당 후보인데, 마치 안 대표와의 단일화가 선거의 최종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신속히 단일화 논쟁을 마무리 짓고 여권 후보를 상대로 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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