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5583억원, 전년比 53.3%↑…수주 확대로 실적 턴어라운드 발판 마련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오는 6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형 대우건설 대표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미소를 지었다.

주택 부문에서 국내 분양 호조로 성장이 지속됐으며, 그동안 손실로 발목을 잡았던 해외 부문에서도 원가율이 개선됐다. 여기에 LNG 플랜트 등 수익성 높은 신규 수주도 확대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김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형 대우건설 사장/사진=대우건설 제공
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2019년(3641억원)보다 5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은 8조6519억원에서 8조1367억원으로 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012억원에서 2826억원으로 40.5% 늘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주택건축사업 부문 5조831억원 △토목사업 부문 1조4827억원 △플랜트사업 부문 1조928억원 △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연결종속기업 4781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주택부문에서 분양 물량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이익 확보에 나섰다. 대우건설의 분양 물량은 2018년 1만4000여가구, 2019년 2만1000여가구, 지난해 3만3000여가구로 빠르게 증가했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주택공급실적 1위를 달성했으며, 올해도 3만4791가구를 공급할 예정으로 3년 연속 1위를 노리고 있다. 이 중 약 4000여가구는 자체사업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높은 수익성도 기대된다.

또 과거 아쉬움을 남겼던 해외 현장들이 대부분 손실을 선반영한 상태로 공사가 완료되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LNG Train7(2조1000억원), 이라크 알포 항만공사(2조9000억원), 모잠비크 LNG Area1(5000억원) 등 대우건설의 텃밭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계약을 연이어 따내면서 체질 개선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대우건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김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대우건설이 해외 부실의 여파로 호반건설로의 매각이 중단된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후 재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 등의 작업에 나섰다.

취임 후 첫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2019년 매출액은 2018년보다 20%가까이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3641억원으로 2018년(6287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또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8년 4위에서 2019년 5위, 지난해는 6위까지 밀려났다. 

다만 김 대표는 성공적인 국내 주택공급과 해외사업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3조9126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연초 목표(12조7700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이에 현재 수주 잔고도 37조7799억원으로 늘어나 약 4.6년치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또 해외 신도시 개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진출, 드론·전기차충전 등 스타트업 투자 확대 등 신사업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을 저점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주택분양과 대형 해외현장들의 착공, 코로나19로 지연되던 공사들의 기성 회복 등으로 향후 매출액 상승세가 가파를 전망이다”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주택과 해외공사 중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주요 거점과 주요 공종인 LNG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기업가치제고 활동을 지속한 결과 코로나19 사태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그동안의 노력이 더 큰 성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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