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직전 CJ제일제당·오뚜기 즉석밥 음료 등 가격 잇달아 올라
라면업계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 했지만, 증권업계 올 하반기 줄줄이 가격 인상 전망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채소와 계란 등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설을 앞두고 너도나도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 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 삼양라면골드 용기면/사진=삼양식품 제공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즉석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 햇반과 2위인 오뚜기밥은 최근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쌀값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쌀(20㎏) 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5만7180원으로 1년 전(4만7100원)과 비교해 약 20% 올랐다. 이에 따라 햇반 가격은 오는 25일 6~7%, 오뚜기밥은 이달 말 7~9% 인상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가인 쌀 가격인상이 가장 큰 이유”라며 “더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결국 즉석밥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말 햇반 가격을 6~7% 정도 올릴 계획이다. 햇반 가격을 올리는 것은 2019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동원F&B는 지난달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즉석밥뿐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두부시장 1위인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각각 10~14% 인상했다. 샘표식품은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5% 올렸고,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4종은 평균 42% 인상했다. 동원F&B도 꽁치·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각 13%, 16% 올렸다.

밀가루와 계란값이 크게 뛰면서 이를 원재료로 쓰는 먹거리 가격도 줄인상이 예상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달 22일 90여 종의 빵값을 평균 9% 올렸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이 매달 최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올라 불가피하게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트와 삼립을 운영하는 제과제빵 업계 1위 SPC그룹도 “원재료 가격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인상폭이나 품목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설 연휴 직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원재료 부담 상승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올 하반기에 라면 또는 스낵 부문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농심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공고해졌다”며 ”경쟁사는 반대로 점유율 상승이 장기간 정체돼 있기 때문에 경쟁사 선제 변화 없이도 가격 인상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