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임상자료 제출 조건으로 허가
고령층 투약 시 유익성 따져 판단해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추가 임상 자료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획득했다. 논란이 많았던 65세 이상 고령층도 접종 대상자에 포함됐다. 임산부와 수유부에는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 코로나19 백신을 보관하는 냉동고./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종점검위원회는 10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식약처에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 품목허가에 대한 회의를 열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이날 열린 회의는 코로나19 백신 허가심사 과정에서 식약처가 거치는 3중 자문의 마지막 단계로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의약품분과위원장 등 외부 전문가 3인과 식약처장 등 식약처 내부 5인이 참석했다.

그 결과 최종점검위원회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결과와 동일하게 접종 대상자를 65세 이상을 포함한 18세 이상으로 허가했다. 다만 백신 사용상 주의사항에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문구를 기재하는 것으로 가닥 냈다.

식약처는 "해당 백신을 고령자에게 투여했을 때 안전성, 면역반응 측면에선 문제가 없다"며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제출한 데이터에서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고령자 임상 참여자가 660명(7.4%)으로 그쳐 유의미한 통계성이 확립되지 않아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결론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대상자 상태에 따라 유익성을 따져 백신을 투약하도록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접종 여부를 두고 여전히 찬반된 의견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에 찬성하는 측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8세 이상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65세 이상 인구를 포함해 효과가 나타난 점을 앞세웠다. 반대로 허가가 이르다고 보는 입장에선 고령층에 대한 예방효과가 학계나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통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이를 모두 종합해 유익성을 따져 판단해야한다는 결론을 냈다. 특히 고령층에 접종할 시 신중히 투여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판단 기준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 임신부와 수유부에게 예방적 조치로 해당 백신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식약처는 "백신의 사용으로 인한 유익성이 위해성보다 상회하는 경우 접종이 가능하나 웬만하면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이 모유로 분비되는지 알 수 없다는 사용상 주의사항에 게재하도록 했다. 

안전성도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보고된 이상사례가 대부분 백신 투여와 관련된 예측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평가 자료로는 영국 1·2상, 2·3상, 브라질 3상, 남아프리카공화국 1·2상 등 4건의 임상시험이 포함됐다. 

18세 이상 2만3745명(백신군 1만 2021명, 대조군 1만 1724명)과 65세 이상 고령자 8.9%(2109명)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했으며 그 결과 통증, 압통, 멍, 온감, 피로, 두통, 열감 등 백신 접종 이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또 해당 증상은 대부분 며칠 내 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에도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예측되지 않은 이상사례 발생률은 성인군과 비교했을 때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횡단성 척수염을 포함한 신경계 관련 이상사례 발생에 대해서는 허가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향후 보고되는 이상사례에 대해서는 허가사항에 추가 반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제조방법에 관한 자료, 특성에 관한 자료 등 기본적인 품질심사 자료 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위탁 생산한 제품(원액 및 완제)과 유럽 등에서 생산한 제품 간의 품질 동등성 여부도 평가했다. 동시에 제조소 현장조사(1.18~1.20)를 통해 이번 허가품목의 품질을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관리체계 등을 갖췄는지도 확인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는 백신군과 대조군에서 코로나19로 확진받은 사람이 백신군 27명, 대조군 71명이 각각 발생하여 약 62%를 나타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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