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취업제한 해제…"K-방산·에너지·금융 글로벌 리더 돼야"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귀가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취업제한은 오는 18일 만료되며, 다음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과 관련된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2014년 2월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뒤 ㈜한화를 비롯한 7개사 대표 자리에서 사임한 바 있다.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형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해당 업체로 취업할 수 없다.

그간 김 회장이 경영과 '거리두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그룹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분야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도 ESG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영활동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고,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K-방산·에너지·금융과 같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고,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사진=한화그룹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국내외 위성 관련업체를 인수하고, 적외선 영상장치를 개발하는 등 우주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 외에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도 태양광·그린수소 분야 투자를 위해 3141만4000주 유상증자에 나섰으며, ㈜한화도 한화루션에 4000억원을 출자한다는 내용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날 한화솔루션 임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 신주를 전량 청약하기도 했다.

한화에너지 역시 프랑스 토탈과 합작사(JV)를 설립해 미국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고, 동남아·유럽 등에서 전력 리테일 및 스마트에너지 관리솔루션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의 귀환으로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가 더욱 공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지만, 한화솔루션과 한화생명을 각각 장남 김동관 사장과 차남 김동원 전무가 맡고 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방산·항공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등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삼남 김동선 상무보도 최근 한화에너지로 입사했다는 점을 들어 1952년생인 김 회장이 주요 사업들을 아들들에게 맡기는 등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끌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구자열 LS회장이 한국무역협회 신임 회장으로 확정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단독 추대되는 등 경제단체 수장이 바뀌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그간 부회장을 맡았던 김 회장이 복귀하는 만큼 거론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일선으로 돌아오자마자 전경련 수장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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