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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랜드조선 제주 사우나 사건과 개인적 경험
고객을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에 고객 비판 쏟아져...양적 확대하면서 호텔 본질을 놓친건 아닌지
승인 | 김영진 차장 | yjkim@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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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02-18 17: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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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세계그룹 호텔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구 신세계조선호텔, 이하 조선호텔)가 지난달 제주도에 오픈한 그랜드조선 제주에서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다. 

   
▲ 김영진 유통팀장.


호텔 공용으로 사용하는 여성 사우나에 유리 차단 코팅과 블라인드 등의 미비로 외부에서 사우나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조선호텔 측은 "우려했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다"라고 알렸지만, 외부에서 내부가 안 보일 것이라 믿고 알몸으로 다녔을 고객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또 호텔 오픈 이후 수많은 고객이 이 시설을 이용했을 텐데, '우려했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호텔 CCTV가 여성 사우나를 보는 행인의 눈까지 모두 포착할 수 있을까. 

심지어 조선호텔은 고객이 항의하자 영업 방해로 경찰을 부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피해를 본 고객을 위로하고 어루만지지는 못할망정 경찰을 부른 것이 '5성급 호텔 서비스'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항의하는 고객을 영업 방해로 경찰 신고하는 건 진짜 역대급 최악", "당한 사람은 진짜 죽을 맛일 텐데 경찰을 불러요?", "경찰을 불렀다는 게 최악인 듯" 등의 의견을 내며 호텔 측 대응 방식을 질타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신세계그룹이 호텔 사업을 확대하면서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랜 기간 서울과 부산에서 웨스틴조선호텔을 운영했을 뿐, 호텔 사업을 확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2018년 독자 레스케이프호텔을 오픈한 이후 호텔업을 단기간에 엄청나게 확대했다. 

부산과 제주에 '그랜드조선'이라는 5성급 독자 브랜드를 오픈했고, 명동에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호텔을 오픈했다. 판교에도 '그래비티'라는 호텔을 오픈했다. 오는 4월에는 조선호텔이 국내에 운영하는 호텔 중 가장 럭셔리급 호텔이 될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컬렉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그랜드 조선 제주 여성 샤워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코로나19라는 큰 악재에 호텔업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조선호텔의 행보는 공격적이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호텔업이 정상화 된다면 롯데호텔을 앞설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호텔이 이런 양적인 확대를 하면서 호텔업의 본질인 '고객 만족 서비스'와 '환대'를 간과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다. 

이번 일을 접하며 기자가 개인적으로 조선호텔에 투숙했을 때의 경험이 떠올랐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을 투숙했을 때, 룸에 정전이 발생해 추운 방에서 자야 했고, 레스토랑 음식에서는 '머리카락'이 발견된 적도 있었다. 이런 일 발생한 이후 호텔 직원들의 대응 방식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호텔에 메일을 보내면 답신을 받는 데 며칠씩 걸렸고, 심지어 동의하지 않은 고객 정보를 공유 및 유출한 의혹도 있었다. 직원들이 고객이자 기자인 나를 '뒷담화' 했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사실이 아니라면 그렇게 말한 사람을 특정할 수 있으니 신고하라.) 

개인적인 경험과 그랜드조선 제주 사건을 접하며, 조선호텔에서는 언젠가 터질 일이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까지 불렀다는 점도 '조선호텔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고도 느꼈다.

조선호텔은 이번 일을 겪으며 '진상 고객 한 명 잘못 만났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호텔업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조선호텔은 이번 기회에 호텔업의 양적 팽창을 하면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곰곰이 되돌아보길 바란다. 직원들의 철저한 서비스 교육도 필요할 것이다. 호텔업은 대단히 디테일한 산업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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