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미국 덴버국제공항에서 이륙해 호놀룰루로 비행 중 화재로 엔진 폭발 사고를 일으킨 B777과 동일 계열의 엔진을 사용 중인 항공기가 현재 국내에서 29대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나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과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의 프랫앤휘트니(P&W)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국내 B777기는 대한항공 16대, 아시아나항공이 9대, 진에어가 4대로 파악됐다.

세부 기종별로는 대한항공은 B777-200 12대, 777-300 4대, 777-300ER 26대 등 여객기 42대와 화물기 B777F 12대 등 미국 보잉사 제작 B777 계열 기종을 총 54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9대·진에어 4대 등 13대는 전량 B777-200이다.

다행히도 사고 항공기와 같은 엔진인 PW4077을 장착한 국적 항공사 소속 B777은 없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운항 편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B777-200과 B777-300 중 PW4090 엔진을 장착한 기재는 총 16대이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10대가 주기장에서 운휴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PW4090 엔진을 단 B777-200 9대를 도입했고 현재 2대가 운휴 중이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중에는 진에어가 유일하게 B777-200을 띄우고 있고 4대 모두 PW4090 엔진을 채택했다.

항공 주무부처 국토교통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운항 중단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FAA는 B777 계열 기종 취항 금지 가능성도 시사했다.

항공 당국 관계자는 "FAA도 지금 운항 중단보다는 안전 조치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328편 엔진 폭발 사고 발생 직후 B777 계열 24대의 운항을 사실상 중단했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국적 양대 항공사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가 각각 보유한 13대와 19대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FAA와 항공 당국 지침에 따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