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소속 2대, 운항 종료…나머지 2대도 비행 일정 없어
PW4090 채용 국적 B777 29대, 전량 운항 중단 조치 가능성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미국 덴버국제공항에서 이륙해 호놀룰루로 비행 중 화재로 엔진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아시아나항공이 동일 계열 엔진을 보유한 B777-200 여객기 운항을 자발적으로 중단했다.

   
▲ 엔진 카울링 탈거 후 정비 작업 중인 아시아나항공 엔지니어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후 프랫앤휘트니(P&W) PW4090 엔진을 장착한 B777-200 9대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 중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운휴 중인 기재 2대도 포함됐다.

B777 계열 기종 최다 보유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도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나 다음날 자발적 운항 중단 조치를 시행할 전망이다. 세부 기종별로는 대한항공은 △B777-200 12대 △777-300 4대 △777-300ER 26대 등 여객기 42대와 화물기 B777F 12대 등 미국 보잉사 제작 B777 계열 기종을 총 54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B777-200과 B777-300 중 PW4090 엔진을 장착한 기재는 총 16대로 곧 전량 운항 중단이 예상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중에는 진에어가 유일하게 B777-200을 띄우고 있다. 해당 기재들은 4대로 모두 PW4090 엔진을 채택한 상태다. 진에어 소속 B777-200 2대는 이날 운항을 종료했다. 주말까지 예정된 B777-200 비행 일정은 없다는 전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과와 국내 항공사 관계자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여객기와 완전히 동일한 엔진을 단 국적 항공사의 B777은 없으나 PW4000 계열 엔진을 단 기재 수는 총 29대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운항 편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 대한항공 정비본부 소속 엔지니어들이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정비 격납고에서 A380-800 항공기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항공 주무부처 국토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기종 운항 중단 여부 등을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FAA는 B777 계열 기종 취항 금지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국내 B777-200, B777-300, B777-300ER 등 29대 운항에 제한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제작사 보잉은 해당 엔진을 채용한 B777 계열 기종 운항 중단을 각 항공사들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당국 관계자는 "FAA도 지금 운항 중단보다는 안전 조치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시시각각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덴버 상공 328편 엔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직후 B777 계열 24대의 운항을 멈췄다. 일본 국토교통성 역시 국적 양대 항공사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가 보유한 B777 32대에 대해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FAA 등 항공 당국 지침에 따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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