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나파벨탄 변이주 치료 효과 기대
제넥신·진원생명과학도 변이 연구 나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를 생산하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변이바이러스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단독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출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후보항체 32번으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로 32번 후보항체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영국, 남아공 변이종에 중화능력을 나타냈으며 렉키로나와 조합한 칵테일 요법에서도 중화능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이 남아공 현지 임상을 진행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남아공 변이주가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많이 확산하지 않은 점과 영국이나 브라질 변이주에 비해 위험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등은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서 면역효과가 10% 이하로 나타났다. 노바백스와 존슨앤존슨 역시 남아공 변이종에서 타 변이종에 비해 효과가 더욱 떨어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종근당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은 변이주에 영향을 받지 않을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나파벨탄은 바이러스가 세포 침투를 위해 필요로 하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의 기능을 억제하는 원리를 지녀 변이주와 무관하게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와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없애는 원리로 이 구조가 변하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중증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으며, 28일 간 비교한 결과 나파벨탄 투여군의 94.4%가 회복돼 대조군(61.1%) 대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종근당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나파벨탄에 대한 조건부승인 신청을 이달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다음달 중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국내 백신 개발사들도 변이주 대응에 힘쓰고 있다. 제넥신은 후보물질 'GX-19'을 'GX-19N'로 변경해 임상시험을 다시 시작했다. 변이주 발생과 회복 후 재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제넥신은 "변이체에도 대응 가능한 뉴클리오캡시드(Nucleocapsid) 항원을 포함시켜 폭넓은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해 코로나에 장기간 방어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백신이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물질은 건강한 성인층 대상 임상 1·2a상, 고령자 대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변이주에 대비할 수 있는 'ORF3a' 항원을 추가한 백신 'GLS-5310'을 개발 중이다. ORF3a는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데 필요한 T세포 면역반응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회사는 "광범위한 면역효과로 변이주에 대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1·2a상을 통해 남아공 변이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며 추후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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