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조건부승인 신청, 임상 3상 설계로 지연
GC녹십자 다음달 대웅제약은 상반기 신청 목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에 이어 2호 치료제 자리를 놓고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상용화 시점이 올 상반기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를 생산하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은 모두 15개다. 이 중 한두달 내로 조건부승인 신청을 계획 중인 국내 제약사는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꼽힌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임상 2상 시험을 끝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데이터를 분석해 오는 4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회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폐렴 환자와 고령층 등 고위험군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한 바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 단백질(중화 항체)를 추출, 농축해 만든 치료제다.  중화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돌기)와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에서 100여 명 규모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을 종료했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 과정에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급성췌장염 약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근 러시아에서 100여명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을 마쳤다. 임상에서 고위험군 환자에게 10일 동안 나파벨탄을 투약한 결과 61.1%의 증상 개선율을 나타냈다고 종근당은 설명했다. 

다만 종근당은 당초 지난달까지 조건부허가 신청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일정이 다소 연기되고 있다. 나파벨탄은 셀트리온에 이어 2호 치료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으나 허가 신청이 지연되면서 올해 5월은 되어야 상용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나온다. 

종근당 관계자는 "식약처 조건부허가 신청 시 임상 3상 시험 계획서를 함께 제출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보건당국과 임상 3상에 관한 프로토콜 조율로 인해 미뤄진 것일뿐 정리되는 대로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역시 종근당과 마찬가지로 기존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경증·중등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다만 주사제 형태가 아닌 경구용(먹는약)이 차별점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모집단 수를 기존 80명에서 1000여 명으로 대폭 늘려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 회사는 중간결과에서 환자의 음전 시간 감소 효과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웅제약은 추가 임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상반기 내에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신풍제약, 엔지켐생명과학, 부광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넥신, 동화약품, 이뮨메드 등이 국내·외에서 임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허가신청 시점과 심사 일정에 따라 상용화 시기가 변하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주요 기업들은 큰 이변 없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5월이나 하반기 접어들 쯤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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