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한 윤석열
반문 정서 끌어모아 ‘신드롬’을 형성할 가능성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급상승세를 보이면서 ‘신드롬’을 넘어 ‘대세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인 대선모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도 이미 온통 ‘윤석열’에 집중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사퇴 직후 여론조사에서 30%를 넘긴데 이어 한때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30%대 지지율은 ‘대세’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자 공당의 대선후보 자리를 수성할 수 있는 지지율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7.2%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24.2%)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13.3%)을 여유 있게 제쳤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같은 기관의 일주일 전 조사 때 30%를 돌파하며 수직 상승하고 나서도 더 오른 것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46.1%)과 충청권(46.7%)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은 52.6%에 달했다. 이를 두고 친박 핵심이자 TK에 정치적 기반을 둔 김재원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을 꼽은 응답자가 23%였다. 이 지사는 25%, 이 위원장은 10%였다. 

직전 조사에 비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다소 낮게 나왔지만, 여전히 이 지사와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결과다. 

보수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윤석열 신드롬’을 넘어 ‘윤석열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더구나 정작 윤 전 총장 자신은 퇴임 이후 두어 차례 언론 인터뷰를 했지만, 정치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삼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하면 지지율이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사퇴하고 정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면 ‘반문 정서’를 끌어모아 지지율이 한번 더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대검찰청 제공

정치권의 관심도 온통 윤 총장에 쏠리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단골 메뉴’로 거론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한마디로 정치 군인 같은 정치 검찰이 탄생한 것"이라고 여전히 각을 세웠으며, 대권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괜히 애매모호한 이런 얘기 하시면서 괜히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일은 안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비판했다. 

10년 전 안 후보가 정치에 입문했을 때 멘토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특강에서 과거 ‘안철수 신드롬’과 ‘윤석열 신드롬’의 차이점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던 사람이 안철수고, 윤 전 총장은 현실 정치에 휘말렸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당시 (안철수 신드롬은) 사막을 가는 사람이 목이 타서 신기루를 본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을) 영입해야겠다면,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성사된다면 강력하고 당선 가능성 높은 대선주자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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