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조선구마사' 측이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상상력"이란 해명을 내놨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23일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 측은 중국 소품과 음식을 사용한 배경에 대해 상상력을 가미한 설정이라고 밝혔다. 

   
▲ 사진=SBS '조선구마사' 캡처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소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난 17일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제작진 및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SBS


논란은 전날 방송된 '조선구마사' 첫 회에서 불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태종(감우성 분)에 의해 봉인됐던 서역 악령이 깨어나 조선을 잠식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문제가 된 장면은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구마 전문 신부 요한(달시 파켓 분)을 데리러 가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통역 담당 마르코(서동원 분)는 충녕대군에게 기생집에서 대접을 요구했다. 해당 기생집은 중국식 외관과 중국식 음식으로 꾸며진 데 반해, 한복 입은 기생과 '기방'이란 명칭을 사용해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특히, 중국식 식탁에 차려진 월병, 중국식 만두부터 양갈비를 뜯는 모습 등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태종이 이성계의 환영을 보고 백성을 무참히 살해하는 등 내용이 담겨 지나친 역사왜곡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 사진=SBS '조선구마사' 제공


더욱이 '조선구마사' 각본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전작인 '철인왕후'에서도 역사왜곡 지적을 받았던 터라,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당시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은 지라시" 등 대사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자초했다. 

'조선구마사'의 제작비는 약 320억 원. 첫 회 시청률은 1부 5.7%, 2부 8.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조선구마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역사왜곡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을 통해 항의하고 있다. 

'조선구마사'의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이날 국민청원 게시판에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쓰레기 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길 바란다"고 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동의 인원 1만 7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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