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캠프서 만든 정책제안 게시판...900건 넘어 다양한 의견들 피력
집값 잡는 공약·재건축 규제 완화·신혼부부 주택 등 '부동산 민심' 엿보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오는 25일 선거운동 개시를 목전에 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향해 시민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바로 후보 캠프에서 만든 정책제안 게시판에서다.

각계각층 시민들은 게시판에서 후보를 향해 다양한 정책제안을 냈는데, 현실성을 감안한 부동산 민심이 돋보인다.

캠프는 이러한 정책제안에 대해 시민 투표를 거쳐 박영선 후보에게 직접 전달하고, 그에 대한 답변과 관련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24일 오전을 기준으로 전체 905건 중 대다수 정책제안이 박 후보에게 쏟아진 가운데, 참신한 아이디어 대다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 3월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030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14명의 선대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아이디 이**(이하 개인정보 보호상 익명 처리) 13일 "신혼 부부에게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출산과 관련된 모든 예산을 임대주택 제공 한곳에 집중 지원하면 된다. 결혼 후 출산한 부부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권했다.

아이디 최**은 24일 박 후보에게 "서울시건축심의 기준 중 발코니 면적제한 규정을 폐지해 재건축을 앞둔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후보의 선거 캐치프레이즈 '서울시 대전환, 21분 SEOUL'에 대해서도 아이디 **은 12일 게시글을 통해 "부동산 때문에 정권 바뀌길 기다린다는 사람 많다. 진짜 긴장하셔야 한다"며 "서울 집값 어떻게 잡겠다고 공약 변경하라. 21분 도시 미뤄두시고 현실적인 '집값 잡는 공약'으로 야당 후보와 대결하셔야 이깁니다. 힘내세요"라고 쓴 조언을 남겼다.

또다른 아이디 **은 12일 "부동산 1년 안에 큰 대책 없으면 (문재인) 정부에 돌아서는 사람들 많을 것"이라며 "투기꾼 심리는 투기꾼이 안다고 민간 부동산전문가들 초빙해서 의견 들어보시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아이디 김** 또한 같은 날 "재건축이나 재개발 승인시 기부 체납 받는 토지에 용적율을 적정 적용하여 방 1~3개 자리를 건축하자"며 "신혼부부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시키고 자녀를 낳으면 자녀 숫자에 맞춰 상향 이동시켜주며 최대 10년을 보장해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각 구청장 아래 관리주체를 두고 각 동별로 재개발 재건축시 50세대 이상씩 의무적으로 건설하면 신혼부부 집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그동안 저출산으로 년간 수조원을 써도 해결 안 됐는데 이를 검토하여 보완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아이디 정**은 게시글을 통해 "1주택 보유자인데 이사 가려고 대출 알아보니 아예 대출이 안된다"며 "집값도 많이 올라 대출 없이는 이사갈 집 계약금 마련도 쉽지 않다.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모두 대출한도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1인당 10만원씩 디지털 화폐 지급에 대해서도 아이디 김**은 20일 "시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기부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라며 "서울시 예산을 시민의 손으로 필요한 곳에 쓰게끔 하는 것이니 일종의 시민참여 예산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24일 정책제안과 관련한 본보 취재에 "주거 문제 등 생활 속 불편사항을 전반적으로 의견 수렴하고 있다"며 "반드시 시민들 제안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국회를 장악한 집권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다. 곧 시작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민들의 여러 목소리를 얼마나 잘 듣고 응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