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안정론'보다 '정권 심판론'에 쏠리면서 어려움 처해
민주, 오세훈 '내곡동 의혹'과 박형준 '엘시티 분양 의혹' 비판
[미디어펜=박민규 기자]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땅 투기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기자회견 등 각종 악재를 수습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민심이 '국정안정론'보다 '정권 심판론'에 쏠리면서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도 좌우될 수 있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만큼 집권여당은 초긴장 상태다. 

지난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모두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1.4%p 하락한 26.2%, 국민의힘은 2.5%p 상승한 38.9%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민주당이 2.8%p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p 오른 42.0%로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하여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토지 셀프 보상 의혹'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두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사진=더불어민주당

특히 오 후보가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되면서 민주당은 앞으로 판세를 흔들기 위해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당시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 부지가 국민임대주택지구 부지로 지정돼 36억원의 보상을 받았다는 이른바 '내곡동 의혹'에 더욱 공세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내곡동 투기 의혹에 대한 오 후보의 해명에 대해 "거짓말 스무고개가 점입가경"이라며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자료를 차고 넘친다. 자신의 말 바꾸기, 거짓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MB 거짓말 국정농단은 한 번이 족하다. 가벼운 입으로 서울시장 막중한 공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시민의 삶을 외면한 채 전시 행정에만 몰두하다 실패한 전직 시장"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측 강선우 대변인도 "물은 셀프여도 땅이 셀프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첫날부터 능숙하게 자기 잇속부터 챙길 후보에게 서울시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은 박 후보를 향해서도 '국정원 불법사찰, 자녀 입시 비리 개입 의혹, 그리고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까지 비리 의혹 종합세트'라고 집중 공세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에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의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자 박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강도높게 제기하면서 특검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22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야당 부산시장 후보는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에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해명으로 버티고, 불법사찰 관여 의혹도 있다"며 "야당의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 모두 고발돼 조사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짓말은 언젠가 드러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공세가 더욱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또 제기됐다. 

전날 JTBC는 박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4년 그의 지인이 국회에 있는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관리업체 대표로 선정됐다는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박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선정된 지인의 레스토랑은 임대료도 내지 않고, 전기·수도·냉난방비는 국회 사무처가 낸다고 한다"며 "불법사찰부터 특혜 분양 의혹까지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박형준 후보의 막장 의혹에 국민은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부산 가덕도 방문./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은 야당 후보를 향한 공세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25일 시작되는 선거운동을 대비하고 있다.

특히 광역단체장은 물론 서울시 의회 그리고 구청장과 구의원과 173명 국회의원 의석수를 갖춘 민주당은 '총동원령'을 통해 대대적인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고 있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에서는 어느 진영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많이 끌고 나오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야당 후보들이 모르쇠하고 있는 것이 사실상 큰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가 어렵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