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일 '공개 사전투표' 등 최근 연이은 정치 행보
김종인 "정치적 의미 없다" 박영선 "정치적 행동 시작"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재보궐선거가 막바지로 치닫으면서 그동안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지원사격에 나섰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 발을 걸치면서 향후 대권 가도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윤 전 총장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투표소에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그는 정치적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공개적인 사전 투표’ 그 자체만으로 정치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사전투표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야권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제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 후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특히 윤 전 총장이 내세우는 '공정'의 가치에 2030세대가 열광하고 있고, 이들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상 젊은 층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가 아직 '선택'을 망설이는 청년들의 투표 참여와 야권 지지를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왜 하게 됐는지 잊었느냐”며 “(이번 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성비위라는 점을 재차 부각시키면서 사실상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정권 심판론’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의 주장과도 동일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자기 정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다. 최근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국민의힘이 유리한 흐름을 잡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도 ‘역할’을 하면서 대권주자로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이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를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4·7 재보선 투표 참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를 한다는 자체가 큰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자체가 '정치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알린다는 것 자체는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의 전략위원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퇴임한 검찰총장이 사전투표를 하는지 어쩌는지가 국민 관심사가 되는 일이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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