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 낯선 길 아냐…농협 DNA에 녹아있는 ESG 본능 일깨울 것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의 ESG경영 행보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기업의 ESG경영 수준이 고객의 소비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이런 현상이 금융상품까지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농협금융에 ESG가 중요하다."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월 31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된 제 1차 농협금융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ESG경영을 더욱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손 회장은 지난달 열린 그룹 ESG회의체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ESG경영은 새로운 패러다임이지만 농협에게는 낯선 길이 아니다"며 "농협 DNA 속에 녹아 있는 ESG 본능을 깨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어 "환경(E)은 농업과 농민을 위한 자연적 녹색 기반이고, 사회(S)는 농협사업을 통한 가치제고의 대상이며 지배구조(G)는 농민이 주인인 농협의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농협에게 ESG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지주 및 계열사의 ESG 전담 조직에서부터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이사회 내 위원회'로 이어지는 추진체계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ESG 경영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SG 추진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실행력 강화, 정보 공유·홍보 확대, 추진성과 포상 등으로 계열사를 적극 지원해 그룹 ESG 추진을 견인할 계획이다.

ESG경영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E) 전문가인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선임하고, 농협은행은 소비자보호 분야(S) 전문가인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선임했다.

앞서 손 회장은 올해 초 농협금융의 중장기 비전으로 'ESG 트랜스포메이션 2025'을 제시하고, ESG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첫 과제로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와 회장 협의회를 신설하는 한편 전담조직도 한 단계 격상했다. "시대 흐름에 앞서 선제적으로 농협이 기존에 해오던 금융과 사회공헌 활동을 ESG 관점에서 재정립해 체계적으로 ESG를 실행해야 한다"는 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조치다.

탈석탄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외 석탄 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채권에는 투자하지 않고, 친환경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ESG투자도 농협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그린 임택트 금융'과 친환경 농업과 농식품 기업을 지원하는 '농업 임택트 금융'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도 구축했다.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녹색금융위원회'를 새롭게 만들고, 손 회장이 주관하는 'ESG전략협의회'을 신설했다. 여기다 기존 전담조직인 'ESG추진팀'을 'ESG추진단'으로 한 단계 격상, ESG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