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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오세훈 박형준, 잔치는 없다. 일상으로 가야한다
1년 남짓 임기 양해 바라지 말고 지금 바로 시민을 향해야
민주당 친 호된 매질이 '사랑의 매' 될 수 있음도 기억해야
승인 |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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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04-0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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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원 정치사회부장
[미디어펜=이석원 정치사회부장]결국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대한 4.7 재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선거 기간 내내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상황이고, 이는 그 누구보다도 각 후보들과 선거를 이끌었던 각 당의 지도부들이 가장 잘 아는 일이었다. 

이 두 선거가 치러지게 된 원인도 그랬고, 또 최근 정부 정책의 잇단 실책으로 인한 민심의 이반도 그랬고,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에서 보여지는 현 정부의 공직자 윤리의 붕괴가 또 그랬다. 이 모든 상황이 더불어민주당의 추락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 기간은 혼란스러웠지만 그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민심은 옳지 않은 상황에 둔감하지 않고, 권력의 오만에 눈 감지 않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일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행할 수 있는 최고의 권력 행위다. 서울시민과 부산시민은 바로 그 권력 행사에서 민주당을 심판한 것이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승리를 했더라도 본전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이 보궐 선거가 치러진 이유가 민주당에게 있었고, 심지어 민주당은 기존 자신들의 당헌당규대로라면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하는 선거였다. 굳이 당헌까지 고쳐가며 후보 공천을 강행했기 때문에 혹시 승리를 했더라도 겸연쩍을 상황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당의 운명을 걸고 치른 선거다. 선거 초기만해도 국민의힘은 봄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서울시장에 있어서는 후보도 내지 못할 상황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말이 좋아 ‘보수 야권 단일화’지, 제1 야당의 존재감도 없어지고, 그렇다면 존립 근거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국민의힘의 이번 승리는 길고 지난헀던 패배의 수렁에서 마침내 빠져나오는 쾌재가 된 것이다.

이제 10년 만에 서울시장에 복귀한 오세훈 신임 시장과, 중앙 정치 무대를 떠나 지역 정치의 길에 들어선 박형준 신임 시장에게는 무겁고 버거운 책임이 주어졌다. 

두 곳 모두 젠더 문제로 치러진 보궐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젠더 문제의 한 편이 다시 시장이 됐다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몇 해 동안 이 땅은 젠더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 갈등의 사회를 가르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고, 좀처럼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세훈 시장과 박형준 시장은 그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도 말아야 하고, 느긋하게 여기지도 말아야 한다. 선거 기간 동안은 애써 젠더 문제를 공약의 핵심에 세우지 않았더라도,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재개발 재건축 등 부동산 문제에 천착했더라도 실제 시장이 된 마당에서는 그와 똑같은 무게감은 젠더의 문제에 시급하게 접근해야 한다.

물론 비단 서울과 부산의 문제일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비롯된 부동산 문제와 공정성의 문제도 오 시장과 박 시장이 모두 신경 써야 할 문제다. 하지만 단언컨대, 1년 1개월 남짓의 임기 동안 부동산 문제와 공정의 문제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두 사람이 내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 문제 또한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1년 1개월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의 승리로 오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1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앞에는 또 다른 터널이 있을 수도 있고, 터널을 와전히 빠져나온 것일 수도 있다.

   
▲ 4.7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왼쪽)과 박형준 시장./사진 미디어펜, 연합뉴스

민심은 냉혹하면서도 또 온정적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실정, 공정의 훼손, 권력의 오만 등에 분노했던 민심이 이번 선거의 결과로 누그러질 수도 있다. 즉, 민심은 현 정부와 민주당에게 호된 매질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모진 성격이 아닌 다음에는 호된 매질 뒤 인심은 그 매 맞은 자리를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심지어 연고를 발라주기도 한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생각하며 신장해야 하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1년가량의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매질한 민심이 야속해서 ‘골질’하면 안 된다. 매 맞은 애가 매 맞은 것 억울하다고 악다구니 쓰는데 온정을 보이는 마음은 없다. 매질 후에는 반성이 있고, 개선이 있어야 매질한 사람도 미안한 마음도 갖고, 더 잘하라고 격려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매질한 민심을 원망하지 말고 매질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반성하고 앞으로 잘 하는 모습을 보이면 ‘사랑의 매’가 된다. 

선거는 끝났고, 각 정당과 각 정치인들은 이제 논공행상도 해야 하고, 책임도 지워야 한다. 이제 숨 가쁘게 그 평가 작업들이 이뤄질 것이다. 우선 오세훈 시장과 박형준 시장은 그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 논공행상에 끼어들 시간의 여유도 없다. 1년 남짓의 시간만이 자신들에 주어진 것을 뻔히 알고 뛰어든 선거였으니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적다’는 양해는 구할 생각도 말고, 흩어지고 찢겨진 민심을 다독이고 치유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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