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0.07% 상승…10주만에 상승폭 확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서울 집값이 오세훈 시장 취임 후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오 시장은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지만, 재건축 단지가 주도하는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서울시 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7% 올랐다.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2월 첫째 주 이후 상승폭이 유지되거나 하락했지만, 10주 만에 다시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서울에서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집값이 오르며 상승폭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강남 지역에서는 압구정·잠실·가락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이 회수되거나 호가가 높아졌으며, 강북 지역에서도 노원구 월계동·마포구 성산동 등을 위주로 올랐다. 반면, 서울에서의 나머지 지역은 세 부담 강화, 공급대책 영향 등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다. 인천(0.49%→0.39%)과 경기(0.34%→0.32%) 지역도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 시장 당선 이후 민간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며 “유동성 증가 등 기존의 집값 상승요인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 재건축 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재건축 단지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며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이익이 토지주에 과다하게 귀속될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주변 지역의 연쇄적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시장 안정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후보자 시절 주요 재건축 단지를 찾으며 일주일 안에 주요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선 후 오히려 신중한 모습이다. 오 시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사실 일주일 내 시동 걸겠다고 한 말은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나 시의회 조례 개정이 되려면 두, 세 달은 걸린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 방안에는 35층 높이규제 완화와 용적률 상향 등의 규제 완화 정책이 담겨있다. 이를 통해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정상화하고 주택공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오 시장도 당선 직후 과도한 집값 상승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규제 완화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억눌렸던 민간정비사업의 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실행방안·순서 등 세부사항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며 “재건축 시장이 10여 년 가까이 억제돼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그만큼의 시간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하며, 사업장별로도 층수 등 규제 완화를 어느 정도로 적용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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