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유럽 축구의 지형을 흔들어놓을 것 같았던 슈퍼리그가 출범 선언을 하자마자 잠정 중단됐다. 

유러피언 슈퍼리그 측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우리는 현대 축구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새로운 대회 구성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정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더욱 발전하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잉글랜드 팀들이 외부의 압박에 의해 탈퇴를 선언했음에도 우리는 목표에 대한 확신이 있다. 우선 프로젝트를 재구성하기 위해 다시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슈퍼리그 프로젝트를 재구성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슈퍼리그 출범의 중단 선언이다.

   
▲ 토트넘 등 유럽 3대 빅리그 12개팀을 중심으로 출범하려던 슈퍼리그가 잉글랜드 팀들의 탈퇴로 중단됐다. /사진=슈퍼리그 홈페이지


지난 19일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을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아스날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개팀,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라리가 3개팀, 유벤투스, AC밀란, 인터 밀란 등 이탈리아 세리에A 3개팀 등 유럽 빅리그의 12개 빅클럽이 새로운 리그를 만드는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이른바 '유러피안 슈퍼리그'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국제축구연맹(FIFA)은 물론 해당 팀들의 소속 리그, 축구 전문가, 팬들, 그리고 영국 정부와 왕실까지 나서 슈퍼리그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12팀에 대해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와 자국 리그 참가를 허용하지 않고, 참가 선수들에 대해서는 국가대항전 출전 금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강경한 대응 방침이 잇따라 나왔다.

결국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닥쳐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날, 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개팀이 이날 모두 슈퍼리그 탈퇴를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리그 주최측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는 힘들어졌고, 곧바로 잠정 중단 선언을 하며 꼬리를 내렸다. 폐지가 아닌 잠정 중단과 재검토라고는 하지만 여론을 되돌리고, 잉글랜드 빅클럽들이 빠져나간 상황을 수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슈퍼리그는 출범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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