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많은 안타를 맞고도 1실점밖에 하지 않은 데 대해 "위기를 잘 넘겼다"고 만족해 했다.

김광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던져 1실점으로 막았다.

결과적으로 호투를 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안타를 맞았다. 사사구는 없었고 삼진 4개를 잡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페이지 캡처


김광현은 0-1로 뒤진 5회말 세인트루이스 공격 2사 1, 2루 타석에서 물러났고, 대타로 나선 맷 카펜터가 3점 홈런을 날렸다. 3-1로 세인트루이스가 역전 리드를 잡아 김광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이 7회초 동점을 허용해 시즌 2승 기회를 놓쳤다. 세인트루이스는 연장 10회까지 간 끝에 상대 폭투로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광현은 승리투수를 놓쳤지만 팀이 이겨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지난 경기(24일 신시내티 레즈전, 5⅔이닝 1실점)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구위가 썩 좋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 "위기 상황을 잘 넘어가서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이날 경기를 전반적으로 돌아봤다.

3회초 2사 1루에서 J.T. 리얼무토에게 우중월 2루타를 맞고 유일한 실점을 한 장면에 대해서는 "리얼무토가 내 공을 잘 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맞았다"고 되짚었다. 리얼무토는 1회에도 안타를 치는 등 김광현을 두 번 상대해 모두 안타를 때리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컨디션이 안좋았음에도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것을 두고 김광현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는 타자가 좋아하는 위치로 공을 던져 파울을 많이 만들고자 한다. 파울을 유도하다 보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볼넷이 덜 나오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비결을 소개했다.

한편 김광현은 지난 신시내티전에서는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때려낸 바 있으나 이날은 3회말 한 차례 타석(무사 1루)에서 스리번트를 시도하다가 파울이 되면서 아웃됐다. 투수인 김광현은 아무래도 타석에 들어섰을 때 번트 지시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타격 연습 때와 달리 실전에서는 야수들이 압박해오는 상황에서 번트 대기가 쉽지 않다. 김광현은 "병살이 되면 어쩌나, 선행 주자가 죽으면 어쩌나 등 신경이 쓰였다. 다음에는 야수 위치에 신경 쓰지 않고 번트를 잘 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타자로서의 각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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