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합당, 내달 초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논의 합의
두달째 잠행 중 윤석열 정치 행보 시점이 합당 논의 최대 변수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내달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졌다. 실제 합당은 올 하반기에나 가능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당의 셈법도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장 핵심 변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지난 4일 첫 공식 만남을 가진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합당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김 권한대행과 안 대표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비대위 체제가 1년이 지나 전당대회가 시급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하신 분들도 (합당 관련) 의견이 달라서 그것이 정리되고 난 다음에 통합이 가시화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저희 입장에서는 전당대회 전이든 후든, 현재 준비가 다 돼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임의로 저희가 당긴다고 당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초 양당의 합당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흡수 합당’, ‘신설 합당’ 논란 등 줄다리기가 반복되면서 추진력을 받지 못했고, 결국 전당대회 이후로 시기가 늦춰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합당 시나리오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두 달 째 잠행을 이어가는 상태다. 경제·노동·외교·안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거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그를 향해 국민의힘은 물론 안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야권 전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르면 5월 말이나 늦어도 7월엔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란 말이 나온다. 결국 윤 전 총장의 등판 시점이 양당 합당 논의 시점과 맞물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 입당할지 제3지대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지가 핵심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 시점이 합당 이후가 된다면, 양당의 합당과 윤 전 총장 결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야권 빅텐트 구성이 가능하다. 반면, 합당 이전에 윤 전 총장이 나선다면 양당 사이에 ‘윤석열 쟁탈전’이 벌어지며 합당 논의가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안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이 최대 변수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평론학회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통합의) 제일 중요한 요소는 윤 전 총장의 결심”이라며 “윤 전 총장이 어떤 방식으로 언제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행보와는 별개로 양당 모두 이미 정치적 선언을 끝낸 만큼 합당 협상 자체를 결렬시기는 어렵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결국 시기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양당의 합당 자체는 ‘상수’가 되어버렸고, 지금 와서 이것을 뒤집는다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면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큰 영향을 받겠지만, 결국 합당은 시기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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